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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칠 만한 아이 미리 골라 부모와 예방 교육 시킨다고?

무슨 일 내겠다, 또는 주먹 좀 쓰겠다 싶은 학생들을 솎아내 학부모와 함께 폭력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하는 방안이 새누리당 주도로 추진된다. 폭력사고를 내진 않았지만 그럴 위험이 있어 보이는 아이들에게 예방 차원에서 선행 치료 겸 교육을 시키겠다는 발상이다.



새누리 ‘학교폭력 방지 법안’ 추진 … 부작용 목소리 커

 지난달 24일 친구를 죽이고 투신한 부산 중학생 사건이 계기가 됐다. 학교폭력을 처벌이 아닌 치료와 예방의 관점에서 접근하도록 시스템을 바꾸자는 취지지만 현장에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새누리당 ‘아이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 특별위원회(위원장 정우택 최고위원)는 26일 김응권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 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 길태기 법무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회의를 열어 이 같은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폭력을 휘두를 위험이 큰 ‘고위험군’ 학생을 미리 가려내 그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도 교육을 받도록 관련 법규를 바꾸도록 정부에 요구했다. 취지는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현재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거부할 경우 상담·치료나 교육 참여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특위 간사인 ‘나영이 주치의’ 신의진 의원은 “고위험군 아이들을 관리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한부모, 저소득층, 다문화가정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생계 보조수당을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측은 제도의 부작용보다는 주로 예산 문제를 이유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과부는 수당을 지급하는 대신 학부모가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도록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정부에서 필요 예산을 추계해 오면 예산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누가 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큰 학생인지 골라내는 작업 자체가 자칫하면 되레 학교폭력 사건의 발단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건찬 학교폭력예방센터 사무총장은 “현재 학교에서 실시하는 진단이 정확하거나 객관적이지 않다”며 “고위험군에 속했다는 것 자체가 ‘낙인효과’를 불러와 왕따·따돌림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독일·호주 등은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법규정을 갖추고 있다. 콜로라도 등 미국의 일부 주(州)는 상담·치료 등을 거부하는 학생의 등교를 학교장의 결정으로 막을 수도 있다. 교사가 이상징후가 있는 학생을 1차 진단하면 심리전문가 2~3명이 투입돼 3일 동안 관찰하고, 그런 뒤 내놓은 대책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새누리당도 이를 참고했다. 문제는 우리 교육 현장이 그런 제도를 소화할 수 있느냐다. 특히 학부모가 학교의 판단을 전적으로 신뢰해야 가능한데, 지금의 현실로는 어림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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