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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합쳐 7개' 전쟁영웅 8명의 '기적'





영국 상이용사 ‘배틀 백’팀 스토리





















23일 오후 11시16분(현지시간) 미국을 횡단하는 릴레이 자전거 마라톤 ‘레이스 어크로스 아메리카(RAAM)’ 대회장. 늦은 시간이었지만 관중은 거의 자리를 떠나지 않고 결승점을 지켜보고 있었다. 영국 남성팀 8명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사람들은 열광적인 박수로 환호했다.



 이 팀이 우승을 하거나 대회 신기록을 세워서가 아니었다. 이들이 참전 후 부상으로 장애를 얻은 전쟁영웅들이었기 때문이었다. 4명은 앉아서 4명은 누워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RAAM은 3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극한의 사이클링 대회. 장기간 훈련을 받은 선수들도 완주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4일 ‘8명의 남성, 7개의 다리, 그리고 3051마일’이라는 제목으로 이들의 아름다운 도전 소식을 보도했다. 제목 그대로 8명 가운데 4명은 전쟁에서 두 다리를 모두 잃었고, 또 다른 한 명은 한쪽 다리를 절단했다. ‘배틀 백(Battle Back)’이라는 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 등에 참전했다 부상당한 퇴역 군인들이다.



 배틀 백 팀 선수들은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특수하게 제작된 핸드 바이시클을 타야 했다. 두 다리가 없는 팀원들은 손으로 페달을 돌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스폰지를 깐 시트에 등을 대고 거의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특수 고안된 기어와 브레이크를 이용해 속도를 조정했다. 눈높이는 체인 바로 위쪽으로 맞췄다. 오르막길은 일반 자전거를 타는 팀원들이, 내리막길은 핸드 바이시클을 타는 팀원들이 맡았다.



 사실 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장애가 아니라 험한 자연환경이었다. 3000m 높이의 산을 오르고, 영상 37도를 넘나드는 기온과 시속 50㎞의 강풍에 맞섰다. 하루에 몇 구역씩 나눠 24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이어 달리며 평균속도를 시속 17마일(약 27㎞)로 유지했다. 잠은 짬짬이 차량 안에서 잤다. 식사는 전투식량(MRE)으로 해결했다. 탈수를 막기 위해 하루에 750mL씩 물과 에너지 음료를 들이켰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의료진 등 17명이 탄 스태프 차량이 항상 뒤에 따라 붙었다.



 배틀 백의 최종 기록은 7일7시간38분. 처음에는 8일 안에 완주하는 것이 목표였다. 15시간 이상 기록을 앞당긴 것이다. 이들은 자선재단 ‘헬프 포 히어로즈’의 지원을 받아 재활훈련의 일환으로 자전거 훈련을 받게 됐다. 그러다가 8명이 의기투합해 본격적으로 대회 참가를 준비한 것이 지난해였다.



 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 돌아온 이들이 이런 치열한 전투에 다시 뛰어든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낙하산 훈련 도중 한쪽 다리를 잃어 보철을 한 채 대회에 참가한 마크 앨런(40) 예비역 병장은 “사람들은 우리에게 대체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묻는다”며 “우리는 부상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변했을 뿐이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제폭발물에 다리를 다쳤던 해병 돈 매클린(34) 역시 “부상 이후에도 엄연히 삶은 존재한다”며 “중요한 것은 당신이 할 수 없게 된 일이 아니라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레이스 어크로스 아메리카(RAAM)=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릴레이 자전거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은 미 캘리포니아주 서쪽 해안부터 메릴랜드주 동쪽 해안까지 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극한의 경쟁을 벌인다. 올해 코스는 총 3051마일(약 4910㎞). 여기에는 고도 3050m 이상의 산악지대와 광활한 사막 등의 구간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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