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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미·일동포만 중시 … 고려인도 관심 가져달라”

김로만(57) 카자흐스탄 하원의원이 25일 본사 회의실에서 한국과의 민간 교류의 필요성을 러시아어로 역설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한국어가 서툴다. 김 의원은 이날 “카자흐스탄에 입주한 기업들이 젊은 고려인을 많이 채용하면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며 “한국과 대학 공동과정을 설치해 학술 교류도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훈 기자]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은 교육 수준이 높고 영어를 잘하는데도 고려인들을 채용하지 않는다. 고려인 사회에 힘이 생겨야 한국 국력이 세진다고 말은 하면서도, 정작 실천이 없다.”

한인회장대회 온 김로만 카자흐 의원 … 김영희 대기자 인터뷰



고려인으로서 세 번째 카자흐스탄 국회에 진출한 김로만(57·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회장) 우헤노비치 하원의원이 털어놓은 현지 사정이다. 한류가 인기를 끌고 있고, 양국 정부 간 교류가 잘 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정작 현지 고려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열매를 맺기엔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하면서다.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한인회장대회 참석차 방한한 그를 김영희 대기자가 25일 만났다.



-소련에서 독립한 지난 20년간 카자흐스탄의 동포사회엔 어떤 변화가 있었나.



 “사상·경제·생활문화 모두에서 차이가 크다. 카자흐스탄엔 130개의 소수민족이 살았다. 인구 수가 100만 명(전체의 8%)이었다. 그러나 소련이 무너진 후 러시아·독일 등 고향으로 떠나 지금은 25만 명만 남았다. 유독 고려인들은 안 떠났다. 그래서 75년 전 강제이주 이후부터 지금까지 10만 명을 유지하고 있다.”



 -현지인은 고려인을 어떻게 대하나.



 “고려인과 카자흐인은 사고방식이나 외모 모두 비슷하다. 10만 명의 고려인 중 3만 명이 알마티에 산다. 카자흐 사람들에게 ‘고려인 친척이 있느냐’고 물으면 100% ‘예’라고 답한다. 고려인 젊은 세대들은 카자흐인과 살아가려면 꼭 카자흐어를 배워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K팝을 들어본 적이 있나.



 “이미 카자흐스탄엔 2차 한류가 불고 있다. 한류는 중앙아시아 전체에 불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한국 드라마를 봤는데 5년 전부터는 카자흐인들이 한국 영화를 빌려보고 TV에서도 상영한다. 여자들은 TV에 매여 있다고 할 정도다. 청년들은 한국 가수 이름과 가사를 줄줄 왼다. 옛 소련 치하에선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몰랐다. 당시에는 한국 물건과 한국이란 나라는 좋은 인상을 줬지만, 한국사람은 별로란 생각을 했다. 호감은 상품-나라-사람 순으로 흐르는 셈이다. 한류가 불면서 ‘한국사람도 우리와 똑같이 좋다’는 인식이 생겼다.”



 -한국 정부의 지원이 있나.



 “(쓴웃음을 지으며) 독일 정부는 20년간 카자흐스탄 교민 75만 명을 본국으로 데려 왔다. 한국에는 그런 프로그램이 없다. 한국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세계한인회장대회도 13년간 늘 재미교포·재일교포가 중심이었다. 동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우리가 알아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올해 양국 수교 20주년이 됐는데, 이제는 국가 차원의 전략적 파트너로 가야 하지 않겠나.



 이명박 대통령과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관계가 아주 좋은 지금이 기회다. 정부 간 교류는 잘 돼도 비정부와 민간 차원의 교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상층부 간 교류는 되는데 실질적인 교류로 이어지지 않는다. 한국 대기업의 고려인 채용이 미진한 게 그 사례다.”



 -카자흐스탄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우리는 정체성과 피 모두 카레이스키(한국인)다. 그러나 고향은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북한의 함경북도다. 젊은 세대도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 옛 소련 시절엔 러시아어로 된 북한 책과 잡지, 신문을 봤다. 남한은 88올림픽 때 처음 TV를 통해 알게 됐다. 고려인들은 깜짝 놀랐는데 ‘남한이 이렇게 발전됐나’라고 생각했다. 20년간 한국과도 교류하며 이제 남한으로 가는 비행기는 일주일에 네 번 뜨지만 북한 가는 것은 없다. 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어렵게 사는지도 안다.”





◆김로만=지난 1월 16일 카자흐스탄 민족회의에서 소수민족 대표로 마질리스(하원)에 진출했다. 2007년 최유리 상원의원과 2009년 빅토르 최 하원의원에 이어 세 번째다. 카자흐스탄 중소기업연합회장과 고려인협회장을 역임하면서 주류 사회의 신임을 얻었다. 민족회의(아셈나이 나로다) 대표의원이기도 하다. 민족회의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대통령이 직접 회장을 맡는다.



◆세계한인회장대회=2000년부터 시작돼 매년 7월 즈음에 열리는 행사로 전 세계 80개국의 400명의 한인회장이 참석한다. 26~29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특히 12월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재외동포 정책을 발표한다. 또 재외선거 보완 대책도 주요 주제다. 4월 총선 때 나타난 문제점에 대한 개선 방안도 논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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