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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성의 홍콩뷰] 홍콩 거래소 ‘LME’ 인수 …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 본격화



홍콩에 아담 쳉(Adam Cheng)이라는 배우가 있다. 이 사람이 TV드라마에 나올 때마다 증시가 하락해 홍콩 증권가에서는 유명인사가 됐다. 일시적인 것도 아니고 1992년부터 20년 가까이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고 한다. 5월 21일부터 아담 쳉은 ‘심전’(心戰)이라는 홍콩 TV드라마 출연하기 시작했는데, 공교롭게 그리스와 스페인 문제가 부각되면서 세계의 투자심리가 얼어붙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아담 쳉 효과가 다시 한번 그 위력을 발휘하면서 홍콩투자가 사이에 가십거리가 되고 있다.



 아담 쳉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홍콩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가장 크게 피해를 본 곳 중 하나가 홍콩증권거래소다. 투자심리가 가라앉으면서 거래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홍콩증시 거래대금은 지난해 대비 30% 가까이 줄어들었고, 거래대금회전율(거래대금/시가총액)은 2006년 3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증권거래 수수료가 전체 수익의 60%를 차지하는 홍콩증권거래소 입장에서는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악재로 작용한 것은 지난주 발표한 LME(런던금속거래소) 인수다. 홍콩증권거래소의 LME 인수 시도는 이전부터 알려진 것이라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그러나 인수 예상가격이 이익의 60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발표 당일 홍콩증권거래소 주가는 4% 가까이 급락했다. 다른 거래소가 20배 전후로 거래되는 것을 보면 인수가격이 과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홍콩증권거래소가 이렇게 투자가에게 혹평을 받으면서도 LME 인수에 무리하게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세계 금융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거래소로 도약하기 위한 것이다. 홍콩증권거래소가 세계 원자재 시장의 최대 소비처로 떠오른 중국의 거래창구가 될 경우 새로운 이익창출 기회가 될 수 있다.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홍콩뿐 아니라 각국 거래소가 벌이는 금융허브로의 도약 경쟁은 전쟁 수준이다. 2007년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범유럽 증권거래소인 유로넥스트(Euronext)와 합병하면서 전 세계 주식시장 거래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된 후 이런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거래소 간 통합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아시아 거래소도 가만히 있으면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기 시작했다.



 싱가포르거래소는 지난해 호주증권거래소 인수를 시도했지만 호주 정치권의 반대로 실패했다. 자국 거래소를 싱가포르에 뺏길 뻔했다고 생각하는 호주는 오는 7월 아시아태평양거래소(APX)를 개장할 계획이다. 다른 곳과 차별화하기 위해 호주달러와 위안화 복수통화 결제를 허용해 아시아 금융허브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새로운 금융중심지로 떠오르는 상하이는 중국 기업이 아닌 세계 기업을 상장시키는 국제판을 2015년까지 도입해 세계 금융중심지로 부상할 꿈을 꾼다. 이미 상당수 글로벌 기업이 세계의 큰손이 된 중국의 투자를 받기 위해 홍콩에 상장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국제판의 잠재력은 중장기적으로 다른 거래소에 매우 위협적일 수 있다.



 아시아 금융허브로 부상하기 위한 각국 거래소의 경쟁은 현재진행형이고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아직 점치기 힘들다. 상하이의 국제판이나 호주의 복수통화 결제 등 새로운 개념의 거래소가 나오고 있기에 국가 간 장벽이나 지리적 이점이 예전처럼 결정적 요인이 아닐 수 있다.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가 있는 만큼 승자 독식도 가능하다.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호주 등 주요 아시아 거래소도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누가 최후에 웃는 자가 될지 주목할 만하다.



유재성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장(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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