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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카자흐 자원개발 컨트롤 타워 없어 우왕좌왕

카스피해 유전을 탐사할 시추선이 한국 기술진에 의해 지난 14일 완공됐다. 석유공사를 비롯한 SK·LG 등 국내 컨소시엄이 건조한 ‘카스피안 익스플로러’호는 2년2개월에 걸쳐 1억5000만 달러가 투입됐다. 길이 100m, 폭 40m, 높이가 8m에 달하며 다음 달부터 작업에 투입된다. [사진 석유공사]


카자흐스탄은 자원의 나라다. 석유·가스는 현재 확인된 매장량으로 세계 9위다. 우라늄 매장량은 세계 2위다. 주요국이 에너지 확보를 위해 각축을 벌이는 배경이다. 한국도 잠빌광구를 비롯해 몇 군데서 교두보를 확보했다. 하지만 실제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 지나치게 신중하게 접근하다 중국이나 일본에도 완전히 밀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9일 알마티 소재 키메프 대학(총장 방찬영)에서 열린 중앙일보 주최 에너지 세미나에서다. SK이노베이션·석유공사·가스공사가 후원한 이번 포럼에는 신형은 알마티 총영사와 교수·연구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중앙일보 카자흐 에너지 포럼



 오전 세션의 발제자로 나선 카자흐스탄 국영 탐사회사의 블라트 우즈케노프 사장은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한국은 예산 문제를 비롯해 너무 신중해 진척이 아주 더디다”고 말했다. 석유와 광물자원 탐사업무를 수행하는 그는 “1990년 초 소련 붕괴로 불확실성이 아주 높은 때 엑손모빌·셸·토탈·BP·루코일 같은 석유 메이저들은 카자흐에 거액을 투자했다”며 “반대로 아주 신중하게 검토하는 바람에 아직도 제대로 진입하지 못한 나라들도 있는데 한국은 여기에 포함된다. 지금 카자흐에서 한국은 후발주자로 분류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투자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수백 개의 외국 회사가 들어와 있고 자원 개발에 큰돈을 투자하고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리스크만 봤다면 이들 회사가 어떻게 투자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세계 메이저와 비교해 자본이나 기술이 부족하니 소규모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충고도 했다.



중앙일보가 주최한 ‘카자흐스탄 에너지 포럼’이 지난 19일 알마티시 키메프 대학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심상복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 김수덕 아주대 교수, 블라트 우즈케노프 카자흐스탄 국영탐사회사 사장, 신형은 알마티 주재 총영사.


 오후 세션에서 김수덕 아주대 교수는 “이 나라가 에너지 자원개발과 사회간접자본을 패키지로 요구한다고 하는데, 그들의 요구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재생 에너지 기술이나 플랜트 운영, 원자력 분야에서 우리의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강백규 광물자원공사 알마티 소장은 “우리는 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없어 전략적으로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카자흐는 돈이 아니라 국가발전을 위한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예 특정 지역을 맡길 테니 책임 지고 종합적인 투자를 하라고 제안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시작된 우라늄 개발사업을 예로 들며 “카자흐는 광구 생산권을 주는 대신 한국에 원자력 기술 이전이나 우라늄 펠렛을 사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풀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진척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중국·캐나다·프랑스는 어떤 식으로든 카자흐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그 결과 우라늄 광물을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일본은 총리가 방문할 때 종합상사 등 민간기업들과 호흡을 잘 맞춰 큰 틀의 협상을 하고 결과를 만들어간다”며 “한국도 자원협력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어진 토론 내용.



 ▶권오용 SK 고문=민간 기업의 자원 개발은 부채 증가를 수반하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진다. 그래서 부담을 안 지려 한다. 정부가 자원개발 금융을 제공하거나 지급보증을 서주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배홍기 삼정 KPMG 회계법인 부대표=자원 도입처 다변화 차원에서 카자흐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자원부국은 반대 급부로 패키지 딜을 요구하는 만큼 지식경제부와 청와대까지 포함하는 협의체가 필요하다.



 ▶심상복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그동안 카자흐에서 우라늄 확보 실적이 없다고 하는데, 현지 사정에 밝은 광물자원공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며 정부를 설득해야 하지 않았나.



 ▶조성경 명지대 교수=기업들이 리스크를 피하려고 한다면 그걸 덜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에너지청 같은 것을 만들어 꾸준히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면 효과가 있을 것 같다.



 ▶김영산 한양대 교수=석유를 현물시장에서 쉽게 사올 수 있다면 유전 개발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카자흐에서 어렵게 자원개발에 직접 나서야 하나.



 ▶김수덕 아주대 교수=현재 국내 수요 중 이란에서 도입하는 석유 물량은 10% 수준이지만 우리 정부가 얼마나 애쓰고 있나. 에너지 매장량이 많은 카자흐는 관심을 가져야 할 나라다.



 ▶김영욱 중앙일보 논설위원=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자원외교에 주력했다고 하면서도 정부 내 컨트롤 타워가 아직도 없다는 것이 놀랍다.



 ▶이지훈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그동안 실패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고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정부가 나서 정보 부족도 해소해 줘야 한다.





카자흐 자원은



원유·가스 세계 9위 5000종 금속 매장

일부선 뻥튀기 논란도




카자흐스탄의 핵심 자원은 현재는 석유다. 21세기 석유 신대륙이란 말까지 나온다. 예를 들어 2000년에 새로 발견된 카샤간 유전은 최근 30년간 전 세계에서 발견된 유전 중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며 텡기즈 유전의 추정 매장량도 250억 배럴이다.



불라트 우즈케노프 사장은 포럼에서 석유의 확인 매장량 50억t(약 400억 배럴), 미확인 추정 매장량 150억t(약1200억 배럴)이라고 공개했다. 확인매장량의 경우 2008년의 398억 배럴과 비슷하다. 이는 세계 석유의 3.2% 수준이다.



 중금속 광물은 5000종인데 광물·중금속·석탄·희소금속 등 다양하다. 우즈케노프 사장에 따르면 납은 매장량 1800만t, 아연 1억3300만t이다. 각각 광산은 85, 83개다. 철 매장량은 190억t이며 503개 광구가 있다. 망간은 7억t이며 33개 광구다. 크롬은 21개 광구가 있는데 순도가 51% 이상이어서 가공이 필요 없는 수준이다.



우라늄 매장량은 전 세계 2위이며 금도 300개 이상의 광구가 있다. 알루미늄 추정 매장량은 4억t, 니켈은 11억t이다.



 이에 대해 강백규 광물자원공사 알마티 지사장은 “카자흐의 자원이 ‘뻥튀기 돼’ 소개돼 왔다. 다른 나라에 비해 절대 비교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우라늄과 구리·희토류 정도다. 우라늄은 확실히 세계 생산량 1위”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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