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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달인] ‘조명디자이너’ 꿈꾸는 가락고 안효영군

안효영(16·가락고 1)군이 조명디자이너를 꿈꾸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 한 일본 가수의 콘서트 동영상을 본 후였다. 어린 눈에 비친 브라운관 속 휘황찬란한 조명은 그에게 충격이었다. 무작정 인터넷을 검색했다. ‘조명’에서 ‘무대조명’ ‘조명디자이너’란 단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훗날 무대 위 조명을 조정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처음으로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느낌을 알게 됐어요.”



초3 때 콘서트장의 현란한 조명에 반해
조명서적 30권 독학 끝에 프로 수준 올라



 조명에 대해 알기 위해선 무대를 이해하는 게 먼저였다. 집에 있는 조립식 장난감 레고를 활용해 ‘나만의 무대’를 만들었다. 네모난 조각들을 이리저리 끼워 맞추니 무대·객석·관객·밴드·조명이 탄생했다. 레고로 만든 장난감 무대를 바라보는 게 그의 하루 일과였다. 안군의 머릿속에선 무대가 살아 움직였다. 밴드는 흥겨운 선율의 노래를 부르고, 관객은 환호했다. 빨간·노란·초록 조명들은 무대를 빛냈다.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 하루에도 몇 시간씩 무대를 보며 상상의 날개를 펼쳤죠.” 콘서트 동영상은 그에게 살아있는 교과서였다. 닥치는 대로 다운받아 보고 또 봤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조명이 어떻게 쓰이는지 외우는 수준이 됐다.



 조명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얻기 위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조명 관련 인터넷 카페에 가입했다. 평소 궁금했던 콘솔과 조명의 종류, 조명디자이너가 되는 방법 등에 관한 질문을 하고, 답을 얻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30여 권의 조명 관련 서적도 모조리 사봤다.



 카페정보를 통해 조명을 디자인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도 구했다. 조명을 업(業)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다뤄봤을 법한 프로그램이다. “영어로만 돼 있는 프로그램 매뉴얼을 독학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프로그램을 다룰 때 가장 먼저 조작해야 하는 셋업버튼을 찾는 데 일주일이 걸리기도 했죠.” 수십 번의 시행착오 끝에 조금씩 조작법을 익혀나갔다.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조명작품을 카페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객관적 평가를 받기 위해서다. 사진을 올리면서 ‘중2’라는 자신의 학년을 밝혔다. 하지만 카페 회원들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가 올린 조명 장면들은 이미 프로 수준에 올라와 있었다.



 고교 진학 후 “조명 관련 대학·학과 진학”이란 구체적인 목표를 정했다. 그러던 중 미국종합예술학교(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 이하 칼아츠)에 대해 알게 됐다. 세계적인 조명디자이너인 도널드 홀더가 교수로 재직 중인 학교였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SNS)를 활용해 국내에 거주하는 2명의 칼아츠 졸업생들을 직접 만났다. “입학하려면 토플과 포트폴리오 준비가 필수”라는 조언을 얻었다. “그 순간 마음속에 환한 불이 켜진 느낌이었어요. 조명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하위권인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거든요.”



 안군은 요즘 포트폴리오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경험과 인맥을 쌓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매주 일요일이면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조명감독으로 활동하며 중·고등부 예배 때 조명을 운용한다. 얼마 전에는 한 어린이뮤지컬의 조명프로그래머로도 활동했다. SNS를 통해 알게 된 대학교수의 추천이었다. 단순히 일을 돕는 보조가 아니라 조명 운용자로 뮤지컬 제작에 참여한 것이다. 최근엔 영어공부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매일 미국드라마를 보며 단어공부를 하고, 말하기 연습을 한다. 듣기·말하기·문법을 한꺼번에 배울 수 있어서 좋단다. 3학년 때는 본격적으로 토플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칼아츠에서 조명디자인을 전공한 뒤 세계적 공연의 무대조명을 제 손으로 직접 디자인하고 운용하는 ‘조명디자이너’로 활동할 것입니다. 제 이름 석자를 기억해주세요.”



글=전민희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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