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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인사이트] 6070은 줄서고 2030은 모바일 예약 … ‘여수 디지털 디바이드’

여수 세계박람회에서 현장예약제가 없어지면서 인기 전시관 앞에는 늘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의 긴 줄이 이어진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편리한 예약보다 디지털 디바이드(정보 격차)로 인한 차별을 줄이겠다는 결정의 결과다. [연합뉴스]


김창우
전자팀장
이달 23일부터 여수 세계박람회에서 사전 예약제가 일부 부활한다. 아쿠아리움·주제관·한국관 등 8개 인기 전시관에 대해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는다. 지난달 27일 예약을 받지 않는 선착순 줄서기로 변경한 지 근 한 달 만이다. 사실 여수박람회 개막 전에는 ‘기다릴 필요 없는 최초의 유비쿼터스 엑스포’로 홍보했다. 강동석 조직위원장은 개막을 앞두고 “휴대전화 하나로 입장권 구매에서 예약까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1993년 대전 엑스포는 물론 2010년 상하이 엑스포에서처럼 인기 전시관을 보느라 아침부터 줄을 서 7~8시간씩 기다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30% 사전예약을 받고, 관람 당일에도 박람회장에 설치된 예약단말기(키오스크)에서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지난달 중순 박람회장을 찾았다. 듣던 대로 예약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다. 키오스크에서 인기 전시관을 예약해 놓고 덜 붐비는 전시관과 각종 거리공연을 즐기며 알차게 관람이 가능했다. 하지만 한쪽에는 무작정 줄을 서는 관람객도 적지 않았다. 끝없이 늘어진 줄에는 화사한 나들이복 차림의 어르신들이 특히 눈에 많이 띄었다. 경남 합천에서 왔다는 박순분(71)씨는 “젊은이들이나 도시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예약한다는데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하는 줄도 모르니 이렇게 줄을 설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여수에서 확인한 디지털 디바이드(정보 격차)의 현장이었다.



 급기야 5월 말 석가탄신일 연휴를 앞두고 관람객이 몰리면서 사단이 터졌다. 문을 연 지 한두 시간 만에 아쿠아리움 같은 인기 전시관은 예약이 모두 마감되자 일부 관람객들이 “같은 돈을 내고 입장권을 샀는데 보지도 못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소동을 벌였다.



 우리나라에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자유자재로 접속하는 젊은이들은 기차표나 야구장·극장 입장권도 손쉽게 구하고 물건도 가격비교를 통해 싼 값에 산다. 정보력이 떨어지면 몸이 고달파지거나 돈을 더 들여야 하는 세상이다. 그렇다고 여수에서처럼 공평하게 불편해지는 것은 답이 아닐 것이다.



 2007년 첫선을 보인 애플의 아이폰은 ‘스마트폰은 어렵다’는 통념을 뒤집으며 대성공을 거뒀다. 이달 초에는 한국어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안드로이드에 음성검색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한 구글은 올 4월 안경처럼 착용하면 위치·날씨 등을 보여주는 ‘글래스’를 공개했다. 앞으로 사람을 만나면 관련 정보가 뜨고, 빌딩을 바라보면 입주한 회사와 연락처가 나오고, 가려는 곳을 말하면 대중교통편과 길 안내를 해주는 식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앞으로도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편리해지는 길을 여는 기술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우리는 IT가 가져온 디지털 디바이드를 IT로 극복해야 하는 역설의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 디바이드(정보 격차) 교육·소득·나이·지역 등의 차이로 정보 접근과 활용 능력이 달라지고, 그 결과 사회적 불균형이 심해지는 현상. 1990년대 후반 처음 나온 개념이다. 당시에는 주로 PC를 비롯한 디지털 기기를 살 수 있는 경제력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봤다. 정보사회가 고도화됨에 따라 지식과 정보의 장악에서 선진국과 후진국 간, 사회 주류와 소외계층 간 격차는 더욱 벌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휴대전화와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경제력보다 나이에 따른 인터넷 활용 능력의 격차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도를 기준으로 한 스마트 디바이드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 격차 해소에 관한 법률’이 2001년 제정됐으며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한 전담기관으로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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