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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력 PK로 통한다 … 은행‘빅6’ 회장 모두 차지

신동규 전 은행연합회장이 20일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다. 이로써 6대 금융지주사 회장이 모두 PK(부산·경남) 출신으로 채워졌다. 2001년 우리금융지주 출범으로 지주사 시대가 열린 이후 특정 지역 출신들이 회장직을 독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당국 수장 김석동도 PK

 농협금융지주는 19일 임시 이사회와 20일 임시 주총을 잇따라 열어 신 회장을 2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경남 거제 출신인 신 회장은 경남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재무부 자본시장과장, 재경원 금융정책과장, 공보관 등을 거친 모피아의 일원이다. 공직을 그만둔 뒤 수출입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을 지냈다.



출신지·취임시기 순. 자료 : 각 금융지주사<사진크게보기>


 다른 지주사도 모두 PK 출신 회장이 이끌고 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경남 합천)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경남 진해),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경남 하동),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부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부산) 등이다. 은행장 가운데 김종준 하나은행장도 고향이 부산이다. 금융당국 수장인 김석동 금융위원장(부산)까지 더하면 가위 ‘PK 천하’다.



 출신 지역 말고도 이들을 묶는 고리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강만수·신동규·김정태 행장은 고교(경남고) 선후배 사이다. 강 회장과 신 회장은 경제 관료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강만수·신동규·한동우 회장은 서울대를, 어윤대·이팔성 회장은 고려대를 나왔다. 김정태 회장은 성균관대 출신이다.



 지주사 회장이 PK 일색이 된 건 우연과 필연이 결합된 결과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현 정부 초·중반엔 이명박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PK 금융권 인사들이 지주사 회장이 많이 됐다. 이른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코드’다. ‘MB노믹스’를 설계하고 현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장관과 대선 승리에 공을 세운 어윤대·이팔성 회장 등이 이들이다. 신동규 회장도 현 정부 인수위에서 자문위원을 지냈다.



이들이 선임될 때마다 금융권에서 ‘보은 인사’나 ‘정권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농협금융지주 노조도 신 회장의 선임을 ‘밀실 낙하산 인사’라고 규정하고 저지 투쟁을 하고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정권마다 코드에 맞는 인물을 자리에 앉히고 키우려 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공교롭게 코드가 맞은 잠재적인 지주사 회장 후보군에 PK 출신들이 많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중 정부 당시 호남 출신이 대주주인 저축은행들이 급성장한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한동우 회장과 김정태 회장은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다. 각각 신한지주와 하나금융 내부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으며 후계자 후보군에 포함돼 왔다. 하지만 PK 출신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았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한 회장의 경우 TK(대구·경북) 출신인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과 호남 출신인 신상훈 전 사장이 주도한 ‘내분’ 막판에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무난한 성격과 ‘중립 지역’ 출신이라는 점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당국 개입설이 반복된 것도 개운치 않은 부분이다. 지난 3월 농협금융지주 회장 겸 농협은행장으로 선임된 신충식 전 회장은 뚜렷한 이유 없이 재임 100일도 안 돼 사표를 제출했다. 이즈음 금융감독원은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고강도 감사를 시작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제각기 모피아 출신의 특정 인사를 민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PK 출신 회장이 일종의 ‘정치적 보험’이라는 해석도 있다. PK는 정치적으로 새누리당 텃밭이지만 주요 야권 주자들의 출신지이기도 하다. 문재인 통합민주당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모두 부산·경남 인물이다. 연말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지주사가 안게 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PK 출신 회장이 적임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주사 회장이 특정 지역 일색으로 채워진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주사 회장을 지낸 한 금융권 고위 인사는 “현재 회장들이 모두 충분한 자질과 경륜을 갖추고 있겠지만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균형’이란 관점에서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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