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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발등의 불이 된 블랙아웃

30도를 웃도는 때이른 불볕더위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어제는 정전 대비 위기대응 훈련까지 실시됐다. 12년 만에 6월 날씨로는 가장 무더웠던 지난 19일에는 예비전력이 330만㎾로 떨어져 비상 조치의 하나인 ‘관심단계’가 발령되는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이대로 가면 언제 지난해 9월 15일의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이 재연될지 모른다. 그날 예고 없는 순환정전(循環停電)으로 전국 162만 가구가 620억원의 물적 피해와 엄청난 혼란을 겪었던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안정적인 전력수급은 장기전이다. 답도 이미 나와 있다. 우선 전기요금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 왜곡된 전력 소비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 물가부담을 의식해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전기값이 석유값보다 낮다 보니 전기로 난방하는 비닐하우스, 문을 열어놓은 채 에어컨을 틀어대는 도심 상가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의 전력소비 증가율은 30.6%로 미국(1.7%), 일본(-1.9%)과 비교해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



 발전소 증설과 노후 설비 보수(補修)도 서둘러야 한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 전력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추가적인 발전소 건설을 통해 공급량을 늘리는 게 유일한 근본대책이다. 정부는 당초 원전을 포함해 모두 50기의 발전소를 세울 계획이었지만 신규 원전 부지는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다. 화력발전소에 민간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물꼬를 텄지만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좀체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한전은 연속 적자로 그동안 제대로 설비 보수를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때이른 무더위에 대비하느라 계획정비 중인 발전소를 재가동할 경우 언제 어디서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 무리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블랙아웃이 발 등의 불인 지금,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다. 단기적이나마 전력수요를 강력히 억제하는 응급처방이 그것이다. 물론 민간의 자발적 참여로는 한계가 있다. 실제 여름과 겨울의 피크철마다 냉난방 온도 조절, 네온사인 시간 등을 제한했지만 최대 전력수요는 오히려 두 자릿수나 증가했다. 그렇다고 해도 다른 길은 없다. 아슬아슬한 전력수급 아래에서 수요 억제대책마저 손을 놓게 되면 블랙아웃을 피할 수 없다. 쿨 비즈와 E-다이어트(에너지 절약) 등을 통해 고난의 행군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요즘 어느 때보다 날씨를 종잡기 힘들다. 또한 하루하루가 전력의 보릿고개다. 정부와 기업, 가계 모두가 긴장한 채 전력 대란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한전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국민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속한 정보 공개와 위기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전기요금 인상과 발전소 증설의 불가피성을 세세하게 밝히고, 설득하고, 공감대를 넓혀 나가야 한다. 나아가 에너지 과다 소비 업종과 전력 낭비가 심한 분야까지 계속 끌어안고 나갈지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우리 모두 제값 치르고 효율적으로 전기를 쓰지 않으면 엄청난 재앙을 맞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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