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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임대희] 중국 기업의 두가지 얼굴

중국에는 염가제품을 위주로 생산하는 국영기업인 창홍(長虹)그룹과 고가제품을 위주로 생산하여 해외에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민영기업인 하이얼(海爾)그룹이 서로 다른 영역의 구매자를 대상으로 병존하고 있다.



1980년대말에 중국에 갔을 때에, 대도시의 동네 어귀에 TV를 걸어 놓아두고 저녁에는 2전씩 받고 관람을 하도록 하는 점포가 있었다. 약30명이 모여서 TV드라마를 보고 있는 점이 이채로왔다. 거기에 걸려있는 TV는 창홍(長虹)제품이었다. 창홍은 본래 전쟁중에 군수산업을 사천으로 옮겨왔던 데에서 시작하여서, 거기에서 파생되는 전자제품 생산에 발을 넓혀서 오늘날의 거대한 국영기업을 이루는 바탕으로 삼았다. 그러한 기업 배경이 있었으므로, 지금도 창홍을 소개하는 설명에는 그 기업정신에 “독수리 아빠와 호랑이 엄마”식의 관리를 하고 있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 이후에도 머무는 중국호텔에서 커다란 창홍의 TV를 자주 발견하곤 하였다.



창홍은 TV나 휴대폰 위주로 저가 품목에 중점을 두어서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다지 광고 선전에 힘을 들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판매 자체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저가 제품이므로 알아서 사갈 것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고정적인 판매망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계산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영기업이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중국에서도 첨단 전자제품이 많이 등장하면서, 창홍의 제품은 전자제품 매점에서 염가판매 품목으로 분류되어있고, 소비자들도 창홍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으므로,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러나, 국영기업이니 만치, 정부나 당 쪽에서는 상당히 역점을 들이고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최근에도 멘양(綿陽) 시당(市黨)위원회의 서기인 뤄창(羅强)씨는 창홍그룹과 지우저우(九洲)그룹에 대해서 우호적인 지시를 내리고 있는 점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있다.



이에 비해서, 하이얼(海爾)은 주로 냉장고, 에어콘, TV, 컴퓨터, 세탁기 등의 대형 가전제품 위주로 생산하고 있는 민영기업이다. 1984년에 칭다오(靑島)에서 출발하여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외국의 새로운 제품이 나오는 것을 눈여겨 보면서, 이러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에 힘들여왔다. 또한 광고 선전에 몹시 힘을 들이고 있으므로, 구매자의 입장에서도 하이얼(海爾)의 제품이 왠지 눈에 익숙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판매액이 늘어나면서, 23개국에 해외 판매망을 확보하였으며 상당한 잉여금을 남기게 되어서, 이를 활용하여서 일본의 라옥스와 같은 이름있는 전자제품 판매회사를 사들이기도 하였다. 한중FTA가 타결되면 가장 크게 혜택을 입는 기업이 바로 하이얼(海爾)이라는 전망이 크다.



창홍과 같은 국영기업도 그 체제를 바꾼다면 하이얼(海爾)처럼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려는 정책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적자가 심하지 않거나 규모가 매우 큰 국영기업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는 민영화하면 경영의 효율성이 크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친한 중국 친구에게, 한국의 경우에 석유공사를 민영화하면서, 경영 효율성이 높아졌으며 더욱 많은 새로운 투자가 이루어졌고, 국가재정에 도움이 되었다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여도, 중국에서는 국영기업의 민영화에 가장 저애(沮碍)가 되는 것은 공무원과 당간부일 것이라는 냉냉한 대답만을 듣게 될 뿐이었다. 민영기업에서 광고 선전비가 많이 들어가지만, 국영기업에서는 광고 선전비가 없으면서도 회계상에서는 그만큼 이윤이 남는 것으로 되지 않는 원인을 이해하지 못 하겠느냐는 핀잔만을 듣게 될 뿐 이었다. 금융부문에서 정책적인 배려가 우선이므로, 민영화되면 곧 바로 자금의 확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들었다. 지금은 중국정부의 재정 상황에서 상당한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앞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이 생기면 다시 한번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임대희 (경북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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