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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서정적인 경기민요 소리 처음 배울 때 날아갈 듯 행복

김문숙 은소림 국악원 대표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우리 소리를 즐기고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래는 판소리를 배웠어요. 그러다 경기민요의 ‘노랫가락’에 반해 전향하게 됐죠. 고민이 많았어요. 판소리하던 친구들의 만류도 있었지만 경기민요가 자꾸 끌리더라구요.”

[내 삶의 빛깔] 김문숙 은소림 국악원 대표



김문숙(51) 은소림 국악원 대표는 무형문화재 제41호 이수자로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12잡가) 전수조교인 유창 선생의 전수자다.



어릴 때부터 우리 소리에 남다른 관심과 끼가 많았지만, 그럴수록 아버지에게 ‘딴따라가 될거냐’며 꾸중을 들었다. 팝송과 가요를 즐겨 들었을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김씨의 관심사는 판소리와 민요였고, TV 국악 프로그램을 즐겨 봤다. 그랬던 그가 우리 소리와 인연을 맺으며 원하던 국악인의 길을 걷게 된 건 그로부터 한참 세월이 흐른 뒤였다.



“젊은 시절에는 터미널 근처에서 식당을 했어요. 새벽 2시에 영업이 끝나고 두세 시간 눈 붙이고 아이들 등교 시킨 후에 바로 민요를 배우러 서울에 올라갔죠. 노래 가사집에 가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새카맣게 메모하고, 그날그날 배운 걸 녹음해 이어폰을 꽂고 듣다 잠든 날이 많았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좋아하는 민요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생활의 활력소가 되더군요. 마음은 날아갈 거 같았어요. 취미로 하라는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성업 중이던 식당을 접었지만 후회하진 않아요.”



김씨가 부르는 창부타령·태평가·한강수 타령·노들강변·뱃놀이 같은 경기민요는 맑고 깨끗하고 서정적인 게 특징이다. 무엇보다 흥이 많아 대체로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남도소리가 ‘남자’라면 경기소리는 ‘여자’로 비유되곤 하는데, 판소리를 먼저 배웠던 김씨에게 경기민요는 발성 자체가 완연히 달라 배우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남도소리인 판소리가 목을 있는 대로 열어 통목을 사용하고 굵직하고 남성적인 소리를 내는데 반해, 경기민요는 단전을 이용해 소리를 끌어 올려 목에서 소리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고운 성음을 내야 하는데 자꾸 판소리의 억센 성향이 나오는 거에요. 뚝배기처럼 은근하고 구성진 소리가 성에 안찼어요. 소리가 맑지 않아 선생님께 꾸중을 많이 듣고 눈물도 많이 흘렸죠. 공연을 하다 보면 지금이야 마음대로 성량을 조절할 수 있지만, 예전엔 소리가 너무 커서 음향 관계자들에게 ‘앰프가 나갔다’며 원성을 사는 일도 많았어요.(웃음)”



김씨는 본격적으로 민요를 업으로 삼게 되면서 노인회관과 요양원을 찾아 민요를 불러주는 봉사활동과 각종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또 아산 평생학습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민요강습을 하며 전통문화 계승과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민요의 다양한 소리를 터득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사실이에요. 민요를 배우려는 분들이 처음 접해 보는 거라 낯설어 하는데 민요를 즐기는 데는 재능이 필요하지 않아요. 다만 소리가 ‘맛깔스럽게’ 나오려면 최소한 3년은 꾸준히 부르고 배워야 합니다.”



김씨는 이론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공부해야 흡족하게 가르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뒤늦게 입학한 원광디지털대학(전통공연예술학과)에서 음악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있다. 예전과 달리 국악을 배우려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여전히 배우는 걸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는 ‘종합 국악원’을 만들어 민요뿐 아니라 판소리·가야금·대금·북·장구를 통합적으로 가르치며 후배양성은 물론, 우리 소리를 널리 전파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민요가 우리 소리인데도 불구하고 서양음악에 비해 뒤처지고 소외되는 거 같아 안타까워요. 자녀들에게 피아노·바이올린 같은 서양악기를 가르치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민요·가야금·대금 가르친다고 하면 오히려 신기해하고 ‘어디에 써 먹나’ 합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 소리를 즐기고 사랑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홍정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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