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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 열병 … ‘경제 순국’ 두렵지 않다

전사들의 귀환 페루 헬기 사고 희생자들의 유해가 18일 밤 대한항공 전세기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유가족들이 운구 행렬을 보며 오열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 5월 한화는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 베스미야 일대에 국민주택 10만 가구를 건설하는 9조원짜리 공사를 따냈다.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현지에서 종횡무진 뛰어다닌 김현중(62) 한화건설 부회장은 그 현장을 ‘전쟁터’에 비유했다. 어딜 가든 김 부회장 곁에는 총으로 무장한 경호 요원이 늘 함께했다. 차로 이동할 때마다 장갑차가 맨 앞에서 움직이며 경계 근무를 섰다.

페루 블루골드 전사들처럼 … 해외 오지 찾아가 사투 벌이는 그들



 우리 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척박한 오지가 현장이다. 신흥국가일수록 재건 프로젝트가 많고 최근 신사업으로 떠오르는 자원개발 현장 역시 오지가 많다. ‘블루 골드’라 불리는 수력발전사업 현지 답사차 페루로 갔던 삼성물산·수자원공사 직원들도 목숨 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가 숨졌다.



 특히 1990년대 들어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시장으로 진출하는 국내 기업이 많아지면서 주재원·출장자들의 사건·사고도 늘어났다. 94년 10월 ㈜대우 강모 상무가 회교원리주의자들의 습격을 받아 숨졌고 같은 달 KCC정보통신의 전신 한국전자계산의 강모 과장이 홍콩 출장 중 강도에 납치돼 사망했다. 96년 8월엔 기아자동차 박모 이사가 중국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당시 독침으로 살해됐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북한 관련설이 터지기도 했다.



이인우 처장
 이인우(50) 광물자원공사 투자사업처장은 14년 전 경험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98년 금광 조사차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의 계곡을 건널 때였다. 통나무 다리에 있던 말벌집을 건드려 말벌 수십 마리에게 쏘였다. 그런 와중에도 그는 정신을 바짝 차렸다. 측량 장비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사투 끝에 캠프로 돌아온 그는 밀림 속에서 사흘간 정신을 잃었다. 하지만 동료들은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는 그의 옷을 벗겨 씻기는 일밖에 할 수 없었다. 119 헬기도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갈수록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기업이 많아지고 그 기업들이 사업을 잘하도록 하는 게 내 일이다 보니 일을 그만둘 수 없고 보람도 그만큼 크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 강연치(30) 사원은 올해로 3년째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에서 근무 중이다. 입사하자마자 현지로 파견됐다. 칼리만탄섬은 인도네시아에서 오지 중 오지. 위성 휴대전화조차 잘 안 터진다. 강씨는 이곳에서 회사가 200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고무나무 조림사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서울 면적의 절반(2만8000㏊) 크기 부지에 2013년까지 700만 그루의 고무나무를 심는 사업이다. 앞으로 열대림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인 강씨도 고무사업에 자신의 미래를 걸었다. 그는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못 먹고 문화생활도 제대로 누릴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 있지만 ‘열대림 경영’이라는 꿈을 칼리만탄에서 일궈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고 말했다.



 강씨 같은 젊은 사원을 오지전문가로 키우려는 기업이 많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대리·과장급 젊은 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지역전문가를 뽑고 있다. 아프리카·중남미·중동·중앙아시아와 같은 오지에 직원을 보낸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지역전문가를 뽑아 오지로 보내고 있다. 앞으로 5년간 에콰도르·칠레 등 SK네트웍스가 진출하지 않은 50개국에 직원 300명을 보낼 계획이다. 이 회사 박성수 상무는 “해외 신시장에서 현지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앞으로 회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또 “연수를 다녀온 지역전문가는 앞으로 관련 국가에서 프로젝트를 실시할 때 우선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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