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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의 과학 산책] 인간과 체내 미생물은 하나의 초유기체?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
코메디닷컴 미디어본부장
인간의 신체 안팎에 살고 있는 미생물 전체의 유전자 정보를 해독한 지도, 즉 데이터베이스가 지난 14일 발표됐다. 미국국립보건원이 1억7300만 달러(약 2000억원)를 들여 5년간 진행한 ‘인체 미생물 군집 프로젝트(Human Microbiome Project)’의 성과다. 세계 80개 연구소의 200여 명이 건강한 미국인 자원자 242명에게서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을 채취해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인체 미생물은 기존에 알려졌던 몇백 종이 아니라 1만여 종, 여기 담긴 유전자는 800만 개(인간의 360배)에 이른다는 사실이 새로 확인됐다. 미생물 세포의 숫자는 인간의 약 10배, 무게는 0.9~2.3㎏으로 추정된다.



 미생물이 인간의 생존과 건강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은 근래에 밝혀지기 시작한 사실이다. “인간은 스스로가 먹는 음식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효소를 모두 가지고 있지 않다.” 이번 프로젝트의 매니저인 국립보건원 소속 리타 프록토 박사의 설명이다. 장내 미생물이 음식 중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 중 많은 부분을 분해한 다음에야 인체는 이들 영양소를 흡수할 수 있다. 또한 미생물은 비타민과 장내 염증을 억제하는 화합물 등 인간이 생산하지 못하는 유익한 물질을 만들어낸다. 과민성대장증후군에서 천식, 크론병, 류머티즘성 관절염, 심지어 비만까지도 체내 미생물 분포와 관계가 깊다. 이를 두고 인간은 산호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생물체의 군집이라는 이론, 인간과 체내외 미생물을 합쳐 하나의 초유기체로 보아야 한다는 이론까지 나와 있는 상태다.



 건강한 사람 거의 모두가 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새로 확인됐다. 이들 병원균이 발호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유익한 미생물 덕분이다. 실제로 여성의 질내 박테리아 구성비는 출산을 앞두고 극적인 변화를 나타낸다. 이는 태아가 처음으로 미생물을 접하게 되는 산도를 좀 더 적절하게 정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건강한 사람의 99%는 장 속에 페칼리박테리움 속(屬) 박테리아를 지니고 있지만 크론병이나 제1형 당뇨병 환자는 그 보유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번의 유전체 지도는 미생물 군집이 건강과 질병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치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건강 증진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의 출발점이자 기초에 불과하다. 인체와 미생물의 공생관계를 연구하는 도정은 이제 막 지도를 손에 넣은 단계다.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코메디닷컴 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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