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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중국의 첫 여성 우주인에 담긴 정치학

최형규
베이징 특파원
요즘 중국에선 첫 여성 우주인 류양(劉洋·34)의 인기가 상한가다. 중국 언론이나 인터넷을 보면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9호와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의 도킹보다 류의 우주생활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인다. 인터넷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검색어가 그다. 선저우 발사 과정을 보면 중국은 이 같은 현상을 기대했던 것 같다는 느낌이다.



 당초 중국은 첫 여성 우주인을 연말이나 내년에 발사될 선저우 10호에 탑승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갑자기 이 계획이 바뀌었다. 류양을 9호에 탑승시키기로 하면서 모든 발사계획이 전면 수정됐다. 올 초로 예정됐던 선저우 9호 발사는 6월로 미뤄졌다. 도킹을 위한 톈궁의 궤도수정도 불가피했다. 여기에다 우주인 훈련을 받은 지 2년밖에 안 된 류는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휴식은 고사하고 자신을 가장 아꼈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지만 장례식에도 가지 못했다. 류와 함께 선저우 9호에 탑승한 징하이펑(景海鵬·46)과 류왕(劉旺·43)은 모두 14년 경력의 우주 비행사들이다. 중국은 왜 이런 무리수를 두었을까.



 우선 새로운 국가 지도부를 선출하는 올가을 당 대회를 앞두고 범국가적인 축제성 이벤트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런 만큼 이미 우주유영까지 마친 선저우의 우주정거장 도킹으로는 부족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뭔가 자극적인 ‘최초’가 있어야 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첫 여성 우주인 탄생’이 탄력을 받았다고 한다. 올 초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 실각 사건도 ‘원군’이 됐다. 10년 만의 권력교체를 앞두고 당 지도부 내 권력투쟁설이 끊이질 않았다. 당 지도부는 중국인들에게 첫 여성 우주인은 권력투쟁보다 훨씬 매력적인 관심사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류는 성차별 이미지 불식에도 적격이다. 1949년 공산정권 수립 후 중국은 남녀 평등을 외쳐왔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9명)에 여성은 한 명도 없다. 실질적인 중국 권력핵심인 정치국원 25명 중 여성은 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 한 명에 불과하다. 국장급 이상 고위 공직자의 여성 비율도 10% 이하다. 사정이 이러니 여성 상무위원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범람하는 실정이다.



 우주 실험에서 여성의 중요성도 한몫했다. 미국과 러시아 우주과학을 따라잡으려면 연구기간을 단축시킬 수밖에 없는 절박함이 중국에 있다. 결국 중국은 선저우 9호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하나는 첨단 우주과학의 자긍심이고, 다른 하나는 여성 우주인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중국식 정치학의 진수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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