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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캔버스 삼아 마을 역사 그려요

“제 나이가 많은 줄 알았어요. 한데 귀촌해 보니 제일 젊어요. 젊은 사람이 지역사회에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하다 공공미술을 접목하게 됐습니다.”



태안으로 귀촌한 박현씨, 농어촌에 벽화 재능 기부

 충남 태안에서 화가로 사는 박현(51·박앤드윤 공공미술연구소 부소장·사진)씨의 말이다. 그는 9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귀촌했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였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영업직으로 직장생활을 해왔다. “저희 때만 해도 그림하면 배고프다고 했어요. 근데 나이가 들수록 그림에 대한 욕구가 더 생기더라고요.”



 ‘박현’(본명 박병철)은 그림 그릴때의 이름이다. ‘현명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스스로 붙였다.



바람대로 그는 요즘 그림 그리느라 한창 바쁘다. 여느 화가와 달리 농 어촌 마을의 벽이 그의 캔버스다.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벽화그리기 재능기부 활동을 펴고 있다.



 공동작업이라 준비가 간단하지는 않다. 그는 사전에 마을 탐방부터 한다. 시안을 만들어 주민들 논의를 거친다. “수십 명이 모여 단기간에 작업할 수 있는 간결한 디자인이면서도 그림의 완성도가 있어야죠. 마을마다 역사가 있어요. 주산물, 주변 색채도 다 다르고요. 이런걸 감안해 머릿속에 수백 장을 그렸다 지웁니다.”



 그림은 그와 봉사자들이 그리지만 물감 등 재료비는 마을 부담이다. 재능기부를 신청했다가 100만~200만원대인 재료비에 난감해하는 곳도 있다. 그럴 때 “지자체에 지원신청을 해보라”고 조언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는 2009년 태안군 이원방조제에 2.9㎞ 길이의 초대형 벽화를 그리는 작업을 총괄했다.



 “제가 태안에 살게 된 지 6년째 되는 해 기름유출 사고가 났어요. 13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왔었죠. 그들이 다시 찾을 수 있는 기념비 적인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벽화와 연결해 자원봉사자들 손도장을 찍는 구간도 만들었죠.”



 그는 귀촌하면서 시작했던 펜션을 손님이 줄어들자 2년 전 그만뒀다. 대신 그의 벽화는 전국으로 무대가 넓어졌다. 16일에는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율치리의 일명 ‘동막골’ 마을에 벽화를 완성했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촬영지였던 곳이다.



경기도 화성시의 홍익디자인고(옛 수원경성고) 미술반 학생 2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이 학생들은 지난달 수학여행길에 충남 서산에서도 벽화 작업을 함께했다.



 이처럼 지역을 넘나드는 재능기부에는 농림수산식품부의 스마일재능뱅크(www.smilebank.kr)가 매개가 됐다. 농어촌 지역에 재능을 기부할 개인·단체·기업과 이를 필요로 하는 지역을 연계해주는 서비스다. 박씨는 “귀농·귀촌을 하려는 분들이 재능기부에 참여하면 농촌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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