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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바뀌는 그 특별한 순간들

1 독립기념 무도회, 나이지리아, 1960 2 브라티슬라바, 슬로바키아
“사진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언제 변화하는지 그 특별한 순간을 보여줄 순 있다.”
한 장의 사진이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을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의 삶이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것처럼 극적인 변화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지난 세기에 사진은 역사적 순간을 목격하고 기록하면서 누가 중요한 인물이고 무엇이 중요한 사건인지를 전 세계인에게 끊임없이 알려왔다. 사진의 영향력은 무수히 사진들을 실어날라온 대중매체들의 힘에 의해 점점 공고해졌다. 매체에 사진을 보급하는 역할을 담당한 통신사 또는 사진가 에이전시들의 활약으로 우리는 한 작가의 시선으로 포착된 전 세계 구석구석의 순간순간을 목격할 수 있게 됐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진들을 신문이 아닌 대형 전시장에서 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마크 리부전5월 26일 ~ 8월 5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 미술관


1947년 창립된 매그넘은 20세기 가장 대표적인 사진가 에이전시다. 매그넘 소속의 작가가 된다는 것은 지금도 영예로운 일로 여겨지고 있다. 아직 한국인 작가는 한 명도 없다. 매그넘 작가들의 사진이 구세대의 유물로 치부되지 않고 현재에도 인정받는 이유는 그들이 보여준 것이 기록과 해석의 중간 지점에 있었기 때문이다.

3 에펠탑의 페인트공, 파리, 1953 4 항만노동자, 상하이, 중국, 1965ⓒMarc Riiboud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현장의 목격자로서 사건을 기록하는 의무와 변화하는 세계를 의미 있게 해석하는 자유를 동시에 지녀야 한다. 기록만으론 변화를 만들 수 없고, 해석만으론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다. 그들은 자유롭게 세계를 기록했고 다양하게 세상을 보는 방법들을 만들어 왔다. 당장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 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라도 인류에게 변화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사진이야말로 진정한 다큐멘터리인 것이다.

매그넘의 회장을 지낸 바 있는 마크 리부(Marc Riboud·1923~)의 흑백사진은 활력이 있으면서도 서정적이다. 활력은 인간으로부터 나온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에펠탑의 페인트공이나 꽃을 든 여인뿐 아니라 수많은 문화예술인, 경제계의 유력 인사들을 비롯해 전 세계를 돌며 만난 여인과 아이들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인간을 사랑했던 사람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또 그의 사진이 지닌 특유의 서정성은 그를 단순한 목격자가 아닌 역사의 증인으로 남게 만든 힘이 됐다. 주인공만을 바라보지 않고 충분히 넓은 부분을 배경에 할애하는 프레이밍 방식이나 높고 낮은 시점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기법들을 통해 그는 사건이나 피사체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관점을 견지하는 방법들을 익혔다. 그리하여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울리는 장면을 타인에게 공감시킬 수 있는 고유한 시선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는 섬세한 관찰자요, 자유로운 해설자가 되고자 했던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엔 이전 세기보다 훨씬 복잡하고 자극적인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엄청난 사건들은 우리를 점점 무디게 만든다. 전시장에 걸린 다큐멘터리 사진은 우리가 어떻게 지난 시간을 기억하고 현재를 의미 있게 해석해야 하는지, 그리하여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래야만 한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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