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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80% 유로존 잔류 원해 … 총선 후 탈퇴 없을 것

그리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Syriza)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공동대표가 14일 거리유세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치프라스는 그리스를 유로존에 머물게 할 것이라면서도 긴축 조건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리스 로이터=뉴시스]


중무장한 경찰, 건물벽마다 그려진 정치 구호, 가로등 기둥에 어지럽게 걸린 정당 깃발, 딱딱한 빵을 좌판에 올려놓고 손님을 부르는 불법 이민자 그리고 지친 표정의 시민.

강남규 기자 그리스 3신
경제 석학 발타스 교수 인터뷰



 따가운 지중해 햇살이 내리쬐는 14일 오후(현지시간) 니콜라스 발타스(66) 아테네경제경영대학 교수를 만나러 갈 때 눈에 들어온 그리스 아테네의 파티지온 거리 풍경이다.



 발타스 교수는 그리스 경제학계의 대부로 통한다. 그와 수인사를 끝내자마자 “그리스가 결국 유로존을 탈퇴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해외 투자자나 언론이 과민 반응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일요일 선거가 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메모지를 꺼내 들며) 친구가 여론조사 회사 대표다. 어제(13일) 조사된 것이다. 중도우파인 신민당 지지율이 30%, 시리자가 26%, 사회당 11%, 극우정당 5.5%, 공산당 5% 순이다. 1당이 되면 비례대표 50석을 보너스로 받는다. 신민당 의석이 130석을 넘을 수도 있다.”



 -5월 1차 총선 때와 상당히 다르다.



 “그땐 그리스인이 화가 나 기존 정당을 징벌하듯이 투표했다. 이제 좀 차분해진 듯하다. 총선 결과가 여론조사와 다를 수 있지만 크게 차이 나지는 않을 듯하다. 신민당과 사회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 같다.”



 구제금융 협약을 지지하는 신민당(108석)과 사회당(41석)은 1차 총선에서 참패했다. 두 당이 힘을 합쳐도 과반(151석)을 넘지 못했다. 결국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 이번 주 일요일 재선거가 실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민당의 강세 때문인지 이날 그리스 주가는 10% 넘게 급등했다.



  -시리자(급진좌파연합)가 1당이 되면 유럽연합(EU) 쪽과 갈등이 커져 구제금융을 받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으니 선거 결과가 여론조사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리스인의 80%가 유로존에 남길 원한다. 극우 정당 빼고 거의 모든 정당이 유로존 잔류를 주장하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실제 14일 밤 아테네 옴모니아 광장에서 열린 시리자의 마지막 유세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38) 대표는 세계 시장 참여자에게 “그리스 유로존 탈퇴에 베팅하지 마라! 그러면 돈을 잃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리자가 집권해도 유로존을 탈퇴하지 않겠다는 얘기였다. 또 그리스가 재정 긴축 약속을 깨도 EU 쪽이 (시장 패닉 등이 두려워) 구제금융을 해줄 수밖에 없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뜻이기도 했다.



 -정말 독일 등이 긴축 고삐를 풀어줄까.



 “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도 긴축을 요구받았다. 그리스만이 고통받는 게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긴축이 재정 건전화에 효과적이었는지는 의심스럽다. 남부 유럽이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고 있다. 재정이 더 나빠지고 있다. 독일이 태도를 바꿔야 한다.”



 - 그리스인 등 남유럽 사람이 게으른 편이어서 문제가 생긴 건 아닌가.



 “(껄껄 웃으며) 재정위기 이후 그리스인이 본 가장 큰 손해가 바로 그런 이미지다. 사실이 아니다. 그리스인이 유럽에서 가장 많이 일한다.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48시간 이상이다. 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중소 상인이 가장 많다. 이들이 자유롭게 일하는 모습 때문에 그런 얘기를 듣는 것 같다.”



 - 긴축 대신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지금 긴축은 너무 일률적이다. 무차별적으로 연금을 깎고 정부 지출을 줄여 고통만 키웠다. 긴축을 하되 선별적으로 해야 한다. 재정을 개선하는 기간도 좀 늘려야 한다. 그리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적극적으로 나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



 -긴축 폐지가 아니라 조정이란 말인 듯하다.



 “그렇다. 그리스인은 긴축을 거부하는 입장은 아니다. 긴축이 너무 가혹해 효과가 없는 것을 바로잡자는 쪽이다. (웃으며) 그리스인이 한국인처럼 첨단 산업을 키우지 못했지만 외국인이 생각하는 것만큼 염치없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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