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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역사학자 할머니 … 소녀 연두, 신들과 전쟁 나서다

연두와 푸른 결계

김종렬 글, 백대승 그림

다림, 272쪽, 1만원




신(神)의 세계는 상상력의 원천이다. 인간과 닮은꼴의 모습에 살아 펄떡대는 생명력, 거기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무한한 능력이 더해지면 신화는 판타지라는 옷을 입는다. 종묘와 고궁에 담긴 상징을 상상의 세계로 끄집어낸 이 책도 마찬가지다.



 책은 신의 전쟁에 뛰어든 열두 살 소녀 연두의 모험담이다. 답사여행을 떠난 뒤 사라진 역사학자인 할머니를 찾기 위해 검은 한복 차림의 기묘한 소녀 덕이를 따라 종묘로 들어가면서 모험의 문은 열린다.



 연두가 발을 디딘 곳은 신의 세계인 ‘푸른 결계(結界)’. 신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던 푸른 결계에는 이제 피비린내가 가득하다. 종묘와 경복궁·창덕궁을 지키는 수호신 사이의 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원인을 제공한 것은 인간이다. 신에 대한 경외심을 버리고, 땅 위에 세운 신전과 신들의 안식처를 마구 짓밟은 탓이다. 험난한 역사에 훼손되고 인간의 무관심에 방치된 종묘와 고궁의 수호신 중 일부가 인간 세계를 응징하기 위해 칼을 빼든 것이다.



 할머니를 찾아나선 연두의 어깨에는 세상을 지켜야 할 무거운 짐이 놓인 셈이다. 연두는 해치의 3가지 수수께끼 풀고 신을 다스리는 황룡대장군에게 3개의 봉인패(석패·나무패·황금패)를 받는다. 치열한 전투 끝에 인간 세상을 파괴하려던 신을 봉인하는 데 성공하고, 연두는 푸른 결계의 평화를 지켜낸다.



 연약한 소녀 연두가 신들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건 지극하고 간절한 마음 덕분이다. “외로운 마음과 분노로 가득한 마음은 다르나 또한 다르지 않다”는 주작 상장군의 말을 새긴 연두가 신의 분노와 아픔에 절절하게 공감하며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다.



 판타지적 요소에 종묘와 고궁 곳곳에 숨은 역사적 지식이 더해지며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신(四神)인 백호와 주작, 청룡과 현무에 십이지신과 상상의 동물 해치까지 가세한 전투 장면은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거기에 더해 광화문과 경복궁, 동십자각에 얽힌 가슴 아픈 사연은 역사와 문화재에 무심했던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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