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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는 지금 겨울나기 중 …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

중국 정부가 최근 기준금리를 낮췄다.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이 경기부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 노동자가 중국 안후이성 화이베이에 있는 섬유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안후이=연합뉴스]


2009년 말 원자재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했습니다. 보너스로 받은 돈을 어디에 쓸까 하다가 한 외국계 운용사의 펀드에 가입하기로 했습니다. 그 펀드를 고른 건 2009년 수익률이 워낙 좋아서입니다. 80%가 넘더군요. 2008년 중국이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쓰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판매사 직원이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2010년에도 원자재 가격이 좋을 거라며 ‘수퍼 사이클’, 이런 말까지 하며 가입을 권유했죠. 그리고 진짜 2010년엔 30% 가까운 수익을 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2010년에 번 이익을 다 까먹었습니다. 올 들어서도 계속 하락세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지금이라도 환매해서 손실을 줄이는 게 맞을지, 아니면 회복할 때까지 기다릴지 고민입니다.

금융주치의 ⑩ 원자재 펀드



중국, 성장에 무게 둬 투자심리 회복 기대



보유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 팀장
당분간은 보유할 것을 권합니다. 현재 글로벌 원자재(광업) 관련 기업의 주가는 투자 위험에 비해 기대 수익이 매력적입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주가는 지나치게 하락한 반면 원자재 가격의 상승 동력인 중국 경기 부양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원자재 투자 심리는 대부분 중국에 의해 좌우됩니다. 중국이 구리·철광석 등 원자재의 최대 수요처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불거지면서 원자재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도 함께 위축됐습니다. 유럽 재정위기가 금융시장 경색을 불러오면서 원자재 기업의 주가는 원자재 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졌습니다. 구리나 철광석 같은 원자재 가격은 2008년처럼 폭락하지 않고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지, 주요 원자재 기업의 주가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근접한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입니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정책방향을 성장으로 틀었습니다. 인프라 프로젝트 등 고정자산 투자 지출 계획을 승인했고, 지급준비율 인하에 이어 금리도 낮췄습니다. 5월 신규 대출도 7900억 위안을 웃돌며 전달보다 1000억 위안 넘게 늘었습니다. 하반기 중국 실물 지표가 좋아지면서 원자재와 원자재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이 기대됩니다. 현재 투자한 펀드가 15% 정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면 올해 안에 원금 회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원자재 기업은 평균 시가총액이 40조 원을 웃도는 업종 대표주입니다. 호주의 리오틴토, 브라질의 발레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메이저 종합 광물 기업입니다. 과점 체제로 이들 기업은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해 부도위험도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지만 이들 기업의 추가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봅니다. 최근 주춤해지긴 했지만 업계 내 인수합병 바람이 다시 불면 추가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자산 배분 관점에서 글로벌 원자재 기업 투자를 통해 투자자는 자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습니다. 원자재 수입국이면서 제조업 기반인 한국 경제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수록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를 원자재 펀드로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펀드는 주로 선진국 기업에 투자하지만 선진 증시보다는 오히려 원자재 가격과 신흥국 증시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만약 다른 원자재 펀드나 신흥국 시장 펀드가 더 있다면 향후 반등장을 활용해 투자 비중을 조절할 것을 조언합니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 팀장





3분기까지 경기 내림세 … 환매하기 일러



보유  




이석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원자재 펀드를 선택한 주된 원인은 ‘원자재 수퍼사이클’(Commodity Supercycle)에 대한 신뢰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원자재 수퍼사이클 이론이 현재도 유효한지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자재 수퍼사이클이 성립하려면 크게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중국 등 신흥국의 변함없는 경제 성장입니다. 원자재 실수요를 창출하는 창구이니까요. 두 번째는 금융의 번성입니다. 금융회사의 투자(또는 투기) 수요는 원자재를 명실상부한 투자대상 자산으로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개인투자자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금융기관의 수요는 바로 개인의 투자도 한몫 거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해 나타나는 결과가 달러 약세입니다. 달러 약세가 나타날 때마다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이 다 여기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03년부터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또 2009~2010년 글로벌 경기회복 과정에서도 같은 이유로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 즉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는 원자재 수퍼사이클의 전제가 충족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기관은 원자재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습니다. 당분간은 원자재의 겨울나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 원자재 투자에서 주목할 부분은 세계 경기입니다. 원자재는 이제 완연히 위험자산입니다. 따라서 주식투자와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주식이 경기에 선행성을 가진다면, 원자재는 산업금속이나 원유처럼 경기에 동행하거나 농산물처럼 후행하는 특징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물론 금처럼 경기에 둔감한 원자재도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를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원자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독자가 투자한 펀드는 경기에 동행하는 특징을 가진 산업금속 원자재 펀드입니다. 세계 경기가 살아나는 시점부터 수익이 좋아진다고 봐야 합니다. 그럼 언제가 경기바닥일까요.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된 경기 하강 사이클이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경기선행지표들은 암시하고 있습니다. 경기 하강기 후반부에 접어든 만큼 약간의 기다림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자금 사정이 급하지 않다면 환매는 오히려 다음 경기 사이클이 꺾이는 시점에 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이석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경기 불확실성 높아 점차 비중 줄여야



보유  




황진수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부장
원자재 가격을 결정하는 기본 요인은 무엇보다 각 생산주체의 수요와 공급입니다. 때로는 투자 대상이지만, 그에 앞서 원재료이니까요. 그리고 실물 수요는 세계 경기와 밀접하게 연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미국의 강력한 내수 수요와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수출로 원자재 수요가 폭증했습니다. 원자재 가격 역시 지속적으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2009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의 급랭에 따라 원자재 가격 역시 폭락했습니다. 2010년 들어 각국 정부의 글로벌 공조와 공격적인 재정정책 등으로 한때 상승 흐름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그럼 앞으로 글로벌 경기에 따른 원자재 수요는 어떨까요. 각국이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투입한 엄청난 재정적자로 인해 추가 재정정책을 집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2013년 1조4000억 달러의 재정감축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약 2조1000억 달러를 감축해야 합니다. 중국 역시 수출 등 투자를 통한 성장에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내수 확대와 분배정책 등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이 전환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와 같은 경제 급성장에 따른 원자재 수요의 급격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인은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돈의 힘일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미국의 3차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단기적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민간 부문의 성장이 뒤따르지 않는 양적 완화정책만으로는 장기적인 경기 기초여건(펀더멘털)을 바꾸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연초 유럽의 재정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실행된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Long Term Refinancing Operations) 등의 유동성 확대로 일시적인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그 흐름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원자재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원자재가격의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과, 미국의 3차 양적 완화 정책 기대감 등 유동성에 의한 일시적인 가격상승을 전망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펀드를 보유하되 하반기 수익률이 회복되면 매도 기회로 활용해 점진적으로 비중을 줄이기를 권합니다.



황진수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부장





◆독자 여러분의 상담을 받습니다. 고민거리 금융상품을 갖고 있는 독자분은 중앙일보 금융주치의 자문단에 언제든지 상담을 청하십시오. 전문가가 처방전을 내드립니다. 투자하고 있는 정확한 상품명과 투자기간, 그리고 투자금액을 상세히 적어 다음 e-메일(hyeree@joongang.co.kr)로 보내주십시오. 자문단 처방전은 독자 여러분의 투자를 돕기 위한 참고용 자료입니다. 투자에 대한 최종 결정은 독자 여러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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