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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사막에서 길 잃은 새누리당 ‘룰의 전쟁’ 공주님이 위험하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미리 밝히지만 나는 친(親)새누리가 아니다. 고로 공주과, 비(非)공주과, 반(反)공주과의 구분은 내게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도 오해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 공주님이 위험에 처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 공주님 아니신가.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맨 적이 있다.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였다. 준비 없이 차를 몰고 사막으로 나간 것이 화근이었다. 마을을 벗어나 무작정 달리다 방향 감각을 잊어버렸다. 날은 저무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애태우던 기억이 생생하다.



 길을 잃어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을 때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 일단 움직여보는 것이다. 가만히 있어서는 절대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쪽으로도 가보고, 저쪽으로도 가보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의외로 쉽게 길을 찾을 수도 있다. 또 하나는 가만히 멈춰 서서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온 길을 찬찬히 되짚어보고, 주변의 지형지물을 세심히 살피는 것이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골똘히 생각하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길이 보일 수도 있다. 마지막 방법은 출발 지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원점으로 되돌아간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다. 지난 노력을 헛수고로 돌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길이 없다면 속이 쓰리더라도 출발 지점으로 되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사막에 난 바퀴 자국을 따라 출발 지점으로 되돌아감으로써 나는 간신히 사막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룰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나 홀로 저만치 앞서가 있는 공주님은 요지부동이다. 철부지들의 막무가내식 떼쓰기까지 다 들어줄 순 없다는 원칙론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반면 후발 주자들인 비공주과 후보 3인은 완전국민경선제 수용을 요구하며 경선 참여 포기도 불사하겠다고 똥고집을 부리고 있다. 친공주과 일색인 당 지도부가 중재에 나섰지만 공주님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한 길은 없어 보인다. 사막 한가운데서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공주님은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은 김빠진 맥주, 앙꼬 없는 찐빵이 될 수밖에 없다. 손톱만큼의 양보도 용납하지 않는 고집불통의 독선적 이미지는 부왕(父王)의 독재자 이미지와 겹쳐져 공주님의 본선 경쟁력에 치명적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공주님의 세일즈 포인트는 약자에게 관대한 어머니 육 여사의 부드러운 이미지다.



 꼼수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심사숙고한다고 해법이 나올 문제도 아니다. 사막에서 길을 잃었을 때 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 즉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후발 주자들과 나란히 출발선에 서는 것이다. 바람이 불 때 돛을 올려야 배가 움직일 수 있다. 공주님에게는 지금이 그때다.



글=배명복 기자

사진=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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