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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화장실서 소변보는 직원 뒤에…'공포'

직원 대상으로 금연운동을 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 그런데 이 금연 운동의 강도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졌다고 JTBC가 13일 보도했다.

흡연 측정기를 손에 든 직원이 불시에 사무실을 방문하고 금연 선언을 했던 직원 가운데 한명을 무작위로 택한다. 단속반원이 "길게 3초간 숨을 내밷으세요…피셨죠?"하자 직원은 "정호씨, 이번 한 번만 봐줘라. 꼭 끊을게"라고 애원한다.

금연 중인 동료에게 돈을 걸고 금연기간이 길면 길수록 받아갈 수 있는 돈이 늘어나도록 한 프로그램. 직원 간 감시와 격려의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의 한 남자 화장실. 소변을 보는 동료 뒤에 선 인사팀 직원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혹시 다른 직원의 소변을 가져올지 몰라 감시를 하는 것이다. 대기업 인사담당인 정진규씨는 "직원들의 인사 평가나 승진, 연말 성과급 여부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저마다 금연 운동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더 이상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다.

박창우 건강관리협회 차장은 "호텔같은 모임 장소에 문을 강제적으로 닫아 버리고 혈액 검진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금연 빌딩이 늘면서 이젠 담배 한 대 피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50층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러 가는 직원과 동행해 보았다. 회사원 송석찬씨는 "너무 멀지 않으세요?"라는 물음에, "멀죠. 동선도 불편하고, 끊어야 하는데"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일각에선 요즘의 분위기가 과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김형수 담배소비자협회 국장은 "담배를 피우는 시간 만큼은 개인 자유시간이다. 집에서 피는 것까지 인체적인 검사로 강제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유례없이 강도가 세진 기업들의 금연 정책. 최근 글로벌 경영 환경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인기 연세대 교수는 "기업들이 위기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조그만 잘못도 허용하지 않고 새로운 긴장감을 만들고자 하는 맥락에서 흡연 단속을 합니다"고 말했다. 담배 피는 직원들 설 땅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임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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