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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는 지금 중국에 대놓고 아부 중

윌 스미스 주연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맨인블랙3’.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외계인의 공격을 막아낸다는 내용의 액션 영화다. 지난달 말 한국 등 85개국에서 개봉돼 11일 현재 4억8964만 달러(약 5716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중국에서도 ‘헤이이런(黑衣人)3’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돼 10일 만에 4800만 달러(560억원)어치 표가 팔렸다. 미국을 제외한 나라 중 가장 많은 수입이다.

 하지만 수백만의 중국 관객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뉴욕 차이나타운에서의 총격 장면을 볼 수 없다. 영화에 등장하는 중국인 악당 캐릭터 때문이다. 제이(윌 스미스)와 케이(토미 리 존스)가 중국인 레스토랑 직원으로 변신한 외계인들에게 총을 쏴 죽이는 장면 등 13분 분량이 잘렸다. 제이가 특수 장치로 중국인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장면도 삭제됐다. 중국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요즘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는 영화들이 중국에 대놓고 아부(conspicuously flattering)하고 있다고 미국 LA타임스(LA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구 13억의 중국은 미국을 빼고 가장 큰 영화시장인 데다 할리우드 영화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나라다. 고무줄처럼 검열 잣대를 들이대는 중국 당국의 검열 태도도 한몫한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이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84년작 ‘붉은 새벽’을 리메이크한 MGM은 미국을 침공한 나라를 중국에서 북한으로 바꿨다. 이를 위해 영상에 있는 중국 깃발과 인민해방군 마크를 북한 인공기로 바꾸는 디지털 작업을 하고 있다. 영화 배급사들이 “중국 정부와 관객을 자극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게임으로 만든 ‘홈 프런트’ 역시 침공 국가를 중국에서 북한으로 바꿨다. 중국인 해적 두목으로 저우룬파(周潤發)가 조연으로 나온 ‘캐리비언의 해적: 세상의 끝’은 아예 저우의 출연분 전부가 삭제됐다.

 그 대신 중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면은 부각됐다. 로맨틱 코미디물 ‘예멘에서의 연어 낚시’에서는 수력발전 분야 권위자인 중국인 엔지니어가 등장한다. 지구 종말을 다룬 ‘2012년’에는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조언하는 중국인의 예지력이 부각된다. 최근 촬영에 들어간 ‘아이언맨3’에도 중국인에게 호의적인 내용이 포함된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에 밉보여봐야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맨인블랙 제작사인 소니픽처스는 차이나타운 분량 삭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절했다. ‘예멘에서의 연어 낚시’ 시나리오 작가인 사이먼 부포이는 “중국 측의 요구는 없었고, 머릿속에 순간 떠오른 아이디어”라며 “용기 있고 열정적인 캐릭터 하면, 중국을 연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현실에 대한 왜곡을 우려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동북아연구소 스탠리 로젠 교수는 “영화 관객들에게 중국 정부의 인권 침해나 중국 서민의 힘든 일상을 숨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측 사업 파트너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한 할리우드 제작자 역시 LAT와의 인터뷰에서 제작자는 “외국의 검열 태도가 영화 내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할리우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처음부터 중국에 고분고분했던 것은 아니다. 월트디즈니, 소니픽처스 등 대형 영화사들은 1990년대 이후 티베트와 그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을 다룬 ‘티벳에서의 7년’ ‘쿤둔’ 등의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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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