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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박주영 골로 보답하라

박주영이 13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병역 문제와 관련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오명철
스포츠 부문 기자
결국 박주영(27·아스널)은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박주영은 1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드시 현역으로 입대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인사한 박주영은 미리 써 놓은 글을 품에서 꺼내 읽어 나갔다.

 그는 “저를 사랑해 주신 국민과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국군 장병들에게 죄송하다”며 “이민을 하거나 병역을 회피하려는 뜻이 아니었다. 병역을 이행하겠다는 자필 서약서를 병무청에 냈다. 이제 몸으로 실천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역 연기 허가를 받은 사실을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것은 내 생각이 부족했다. 바로 말했어야 했는데 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늦어졌다”고도 했다. 박주영은 모나코에서 10년 장기체류 자격을 얻어 만 37세가 되는 2022년까지 병역 연기를 허가받았다.

 이날 박주영의 옆자리에는 홍명보(43)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있었다. 박주영을 설득해 기자회견을 끌어낸 사람이 홍 감독이었다. 홍 감독은 “선수가 필드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언제든 같이할 수 있는 마음이 돼 있다. 축구 선배로서, 감독으로서 내 역할이라고 생각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사실상 박주영을 런던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쓸 것이라는 선언이었다.

 박주영은 “올림픽팀 선수 및 코칭스태프와 함께한 시간들이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었던 건 박주영이었다. 내성적인 성격일 거라는 선입견과 달리 박주영은 후배들과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며 인간적인 교감을 나눴다.

 병역 논란을 털고 대표팀에서 뛰게 됐지만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한국 축구가 박주영 한 명에게 너무 휘둘린다는 점이다. 아스널에서 경기 출전이 뜸했던 박주영보다 경기 감각 면에서 나은 공격수도 많은데 굳이 본인이 내키지 않아 했던 기자회견까지 해 가며 그를 대표팀에 뽑아야 하느냐는 의견도 축구계에선 나오고 있다.

 게다가 박주영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났다. 병역을 연기한 박주영은 1년 중 국내에 60일 이상 체류하며 영리활동을 할 경우 병역 연기가 취소된다. 박주영은 현재 허용된 국내 체류기간이 2주도 남지 않았다. 그래서 훈련도 일본에서 해야 한다. 모양새도 좋지 않고 팀워크에도 도움이 안 된다. 어찌 됐든 박주영은 다시 한 번 현역 입대를 약속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전기로 삼아 A대표팀과 올림픽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박주영에 대한 비난 여론도 수그러들 것이다.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 줄 때다. 그라운드에서 골로 보답하는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여느 대한민국 남자들처럼 머리 깎고 군입대하는 모습을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오명철 스포츠 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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