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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춘일(春日)

춘일(春日) - 오탁번(1943~ )


풀귀얄로

풀물 바른 듯

안개 낀 봄산


오요요 부르면

깡종깡종 뛰는

쌀강아지


산마루 안개를

홑이불 시치듯 호는

왕겨빛 햇귀


해 뜰 무렵의 산골 풍경이 옅은 색실로 한 땀 한 땀 수놓아둔 듯하다. 안개를 형용한 풀물의 있는 듯 없는 듯한 빛깔과 보드라운 질감의 뒤태가 수상하다. 안개 장막을 대중없이 뚫고 분사하는 아침 빛의 양태를 ‘호다’ 이외의 말로 달리 그려낼 수 있을까. 특별한 말을 골라 쓴다기보다는 말을 특별하게 쓰는 것이 시이다. 어떤 말은 제자리에 놓인 것만으로도 주위를 빛나게 한다. “호는”은 이 말을 빼 버리면 시 전체가 풀이 죽게 되는 ‘시의 눈’에 값한다. ‘꿰매는’으로는 곤란한 것이다. 이 아침엔 저 오래된 “왕겨빛” 그리움 속으로 걸어 들어가 뽀얀 쌀강아지와 놀고 싶다. 산골 출신이라서, 아니 산골 출신이 아니더라도…. <이영광·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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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