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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 쓰신 분 … 아, 감독님이셨어요?

11일(한국시간) 폴란드 포즈난 시립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12 C조 아일랜드와 크로아티아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크로아티아 골키퍼 스티페 플레티코사(왼쪽 셋째)가 상대 크로스를 펀징으로 걷어내고 있다. 크로아티아가 3-1로 이겼다 [포즈난(폴란드) AP=연합뉴스]

빌리치
슬라벤 빌리치(44)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 감독은 괴짜다. 개성이 넘치고 거침없다. 화끈한 크로아티아 축구와 딱 어울린다. 빌리치가 크로아티아 축구의 제2 전성기를 열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11일(한국시간) 폴란드 포즈난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C조 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빠른 측면 돌파와 크로스로 아일랜드를 쉴 새 없이 괴롭혔다. 마리오 만주키치가 2골, 니키차 옐라비치가 1골을 넣으며 압승을 이끌었다. 빌리치가 추구하는 ‘힘의 축구’가 느껴지는 경기였다. 빌리치는 “이젠 아무도 두렵지 않다. 같은 조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와도 큰 차이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빌리치는 이날 선수보다 더 튀었다. 검은 정장에 진회색 모자를 쓰고 벤치에 앉았다. 두건처럼 머리에 딱 달라붙게 쓰는 일명 ‘비니’는 격식을 차리는 유럽 감독과 다르게 파격적이었다. 판정에 불만이 있으면 심판 쪽을 향해 불같이 화를 냈다. 골이 터지면 그라운드 앞까지 달려나와 선수들과 엉켜 즐거워했다.

 빌리치는 평소 ‘외도’를 즐기는 감독이다. 애연가에다 왼쪽 귀에는 항상 귀걸이를 하고 다닌다. 또 록 음악에 푹 빠져 산다. 크로아티아 유명 록 밴드 ‘라와부(Rawabu)’의 기타리스트이기도 하다.

 지오반니 트라파토니(73) 아일랜드 감독도 그의 개성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트라파토니는 경기 전날 “록 스타 빌리치의 귀걸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며 비꼰 기자의 질문에 “빌리치가 수도승도 아닌데 귀걸이를 하면 뭐 어떤가. 젊은 선수들을 다룰 줄 아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감쌌다.

 빌리치의 목표는 1998년 월드컵 재현이다. 그는 당시 수비수로 뛰며 크로아티아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인 3위를 기록했다.

키예프=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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