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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개

개   - 조동범(1970~ )


도로 위에 납작하게 누워 있는 개 한 마리.

터진 배를 펼쳐놓고도 개의 머리는 건너려고 했던 길의 저편을 향하고 있다. 붉게 걸린 신호등이 개의 눈동자에 담기는 평화로운 오후. 부풀어 오른 개의 동공 위로 물결나비 한 마리 날아든다. 나비를 담은 개의 눈동자는 이승의 마지막 모퉁이를 더듬고 있다. 개의 눈 속으로, 건너려고 했던 저편, 막다른 골목의 끝이 담긴다. 개는 마지막 힘을 다해 눈을 감는다. 골목의 끝이, 개의 눈 속으로 사라진다. 출렁이는 어둠 속으로

물결나비 한 마리 날아간다.

납작하게 사라지는 개의 죽음 속으로


내장을 꺼내 놓고 개는 널브러져 있다. 저편 골목에는 무엇이 있는가. 후줄근한 보도 블록과 먼지 낀 담벼락과 열심열심 뒤지고 싶던 쓰레기통이, 이편과 조금도 다를 것 없는 개의 일상이 있었을 것이다. 애도하듯 물결나비가 팔랑거리며 그 어느 곳도 아닌 개의 몸속으로 날아간다. 그것은 젖먹이가 어미의 품에 안기듯 “죽음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영혼은 길 건너 골목에조차 닿지 못한다. 죽음은 느닷없이 어디선가 찾아왔지만 생명은 이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심지어 죽는 순간에조차 제 죽음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저 나비는 영혼의 비유 가운데서는 왕자(王者)이지만, 이 판국에 왕 따위가 명함을 내밀 순 없겠지. 그것은 어디로 갔는가. 그것은 과연 존재하기나 했던 것인가. <이영광·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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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