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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 찬 호날두, 사람이 변했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포르투갈)는 더 이상 울지 않는다. 유로 2004 결승전에서 그리스에 패한 뒤 눈물을 쏟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좀처럼 흥분하지도 않는다. 어느새 어른이 다 됐다. 표정에서는 비장함을 넘어서 차가움이 느껴진다.



유로 2012 독일전 지고도 차분
패스 늘고 동료 탓하지도 않아

포르투갈과 독일의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B조 경기가 열린 10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아레나 르비프. 호날두가 나오자 독일 팬은 야유를, 포르투갈 팬은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모든 시선이 호날두의 ‘몸풀기’에 집중됐다. 그는 경기 시작 전 혼자 구석으로 가 손에 물을 붓더니 머리카락을 훑어 넘겼다. 또 유니폼 반바지의 왼쪽만 살짝 걷어 올렸다. 반바지는 터질 듯한 호날두의 왼쪽 허벅지에 착 달라붙었다. 경기 전 자신만의 의식 같았다.



경기 중에는 늘 침착했다. 흥분하지 않았다. 전반 12분 헬더 포스티가가 옐로카드를 받고 심판에게 항의하자 한달음에 가 진정시켰다. 동료의 실수에는 박수로 격려했다. 판정에 대한 항의는 짧고 간결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자주 보여준 할리우드 액션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넘어지면 벌떡 일어나 경기를 이어갔다. 오히려 동료 루이스 나니가 엄살을 부리거나 거친 항의를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외면했다.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 그리고 주장이라는 책임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호날두는 그동안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졌다. 유로 2004, 2006 독일월드컵, 유로 2008,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네 차례 대회에서 5골에 그치며 큰 경기에서 약하다는 단점을 드러냈다. 또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혼자 드리블을 하다 팀을 망쳤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호날두는 경기 종료 직전 얻은 기회에서 슈팅 대신 패스를 선택했고 기회를 놓친 동료를 탓하지도 않았다.



포르투갈은 이날 0-1로 졌다. 호날두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았다.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워하는 모습을 볼 기회도 주지 않았다. 그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그대로 라커룸으로 사라졌다.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포르투갈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할 때 호날두는 그 자리에 없었다. 믹스트 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호날두는 다음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한 채 사라졌다.



호날두는 경기 결과에 큰 실망을 한 것 같다. 그라운드에 남아서 팬들의 박수를 유도하기보다는 마인드 컨드롤을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호날두의 유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회는 두 번 더 남았다.



르비프(우크라이나)=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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