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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u] 자녀 외고 보낸 강남 엄마들의 영어교육 비결

외국어고 입시에서 넘어야 할 1차 관문은 영어 내신성적이다. 하지만 강남·서초·송파 지역의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1등급의 영어 내신성적을 받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이 지역 학생 중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이가 10명 중 7명 정도. 내신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치밀한 준비만이 외고 문턱을 넘을 수 있다. 강남에서 자녀를 외고에 합격시킨 엄마들은 ‘영어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것’과 ‘독서를 기본으로 한 영어 공부’를 그 비결로 꼽았다.

글=전민희 기자 , 사진=황정옥 기자


초등 저학년 무조건 노출 - 교내 대회 - 미국드라마 시청과 독서

조근숙씨
최미영(44·서초구 방배동, 이하 최): 딸아이(송주경양·대원외고 1)가 영어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무조건적으로 영어를 ‘듣는’ 환경에 노출시킨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주경이가 영어를 접하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예요. 집에서 초등학교까지 등·하교하는 40분을 활용해 영어공부에 흥미를 들일 수 있게 만들기로 마음먹었죠. 알파벳도 모르는 아이에게 무작정 신데렐라와 같은 동화책이나 이솝 우화의 내용이 녹음된 영어테이프를 들려줬어요. 1년쯤 지났을까, “처음 들을 때는 무슨 내용인지 몰랐는데 이제 알 것 같다”고 얘기하더군요. 귀로 들으며 원어민의 발음을 익히고 자연스레 어휘의 뜻도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습관이 되니 아이가 학교 갈 때 신발주머니는 챙기지 않아도 워크맨은 꼭 챙겨 다니더라고요.

 조근숙(45·강남구 대치동, 이하 조): 저는 조기교육을 활용했어요. 어릴 때 아이(김대영군·한영외고 1)에게 한글을 가르쳐보니 습득 능력이 뛰어나더라고요. 그래서 영어도 조기교육을 시키기로 했죠. 6세 때부터 폴리어학원을 보냈는데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이더군요. 수업시간에 배운 단어나 문장을 집에서 구사하면서 영어에 어느 정도 자신 있어 하는 아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많은 대회에 나가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유도했어요. 사립초등학교(성동초)를 다닌 덕에 교내에서 영어 관련 대회가 많이 열렸거든요. 영어경시대회·말하기대회에 줄곧 참여하니 영어실력도 눈에 띄게 향상되더군요.

 김은미(44·서초 반포동, 이하 김): 저희 딸(홍혜수양·한영외고 1)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영어유치원은커녕 영어학원도 안 다녔어요. 대신 유치원에 입학하면서부터 미국에서 모국어교육에 활용하는 홈스쿨링용 학습 CD를 들려주고 따라 하도록 유도했죠. 2년쯤 꾸준히 들으니 원어민과 대화해도 발음 부분에서는 뒤처지지 않더군요. 하지만 무엇보다 도움이 된 건 ‘미국드라마 시청’과 ‘독서’예요. 유치원 때부터 서점을 제 집 드나들 듯 했거든요. ‘영어실력을 키우려면 국어실력부터 키워라’는 말이 있잖아요. 한국어 동화와 영어동화를 번갈아 읽히면서 2개 언어를 동시에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강남 지역 중학생의 영어 내신성적 경쟁은 다른 곳보다 더 치열합니다.” 자녀의 외고 합격 비결을 얘기하는 김은미·최미영씨(왼쪽부터).
사교육 청담어학원 - ILE어학원 - 캐나다 조기유학

최: 주경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청담어학원 테스트를 봤어요. 그리고 2년 동안 꾸준히 학원에 다녔죠. 당시 영어학원 ‘빅3’라 불리우는 ILE·피아이·렉스킴어학원이 뜨고 있을 때라 학원을 옮길까 고민도 했어요. 하지만 굳이 집에서 먼 곳에 있는 학원을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을 아껴서 아이가 복습할 수 있게 돕고 싶었죠. 청담어학원은 ‘쓰기·말하기’보다는 ‘읽기·듣기’ 위주의 수업이 진행됐어요. 독서를 통해 지문을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방법을 알려줬죠. 3개월에 한 번 씩 진행된 테스트는 아이의 도전의식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조: 대영이는 4학년부터 2년 3개월 동안 ILE어학원에 다녔어요. 대치동 엄마들이 추천해준 학원이었죠. 학원을 직접 찾아 상담을 하고, 교재나 커리큘럼을 꼼꼼히 살폈어요. 어떤 과목의 학원이든 내 아이의 학습습관에 맞는 교육이 이뤄지는지가 중요하거든요. ILE어학원은 미국교과서로 문학·사회·과학 등의 내용을 가르치더군요. 수업 전, 학생 스스로 교과서를 읽고 이해해 가야 했죠. 특히 과학은 어려운 용어가 많아 단어정리와 해석을 미리 해가야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 정도였어요. 대영이도 “학원에서 내준 과제를 해결하면서 어휘력과 독해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김: 혜수는 초등 4학년 1학기부터 중학교 1학년 1학기까지 캐나다로 해외연수를 다녀왔어요.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카톨릭 학교에 보냈죠. 이탈리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 영어 외에도 불어와 이탈리아어까지 익힐 수 있었어요. ‘안녕’이란 하나의 단어를 ‘헬로우’(영어), ‘본조르노’(이탈리아어), ‘봉주르’(불어)라는 3개 언어로 구사하는 식이었죠. 이런 생활을 통해 영어 실력을 키운 건 물론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능력까지 키운 것 같아요. 국제 동시통역사의 꿈을 갖게 된것도 이때의 경험 덕분이죠.


중학교 국제중 - 일반중

최: 주경이는 대원국제중을 나왔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이 모인 곳이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죠. 하지만 2학년에 올라가면서부터 다른 학생들의 능력을 인정하고 자신만의 강점을 계발하기 시작하더군요. ‘발표와 토론’을 특히 열심히 했어요. 발표수업이 있을 때면 밤을 세워가며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고, 발표 준비를 하더군요. 학교에서의 별명도 ‘프레젠테이션의 전설’이였대요. 발표를 준비하면서 쌓인 지식은 내신 성적을 잘 받는데도 도움이 됐습니다. 국제중 시험문제는 교과서를 외운다고 정답을 맞출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토플이나 텝스와 같이 배경지식이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이런 노력들 덕분에 비교내신 시험에서 1등급을 받아 외고에 합격할 수 있었죠.

 김: 혜수는 캐나다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세화여중에 들어갔어요. 일반중이라고 해서 영어 내신성적을 잘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금물이에요. 강남·서초·송파 지역의 경우 100점 맞는 학생들이 많아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예요. 혜수의 영어시험지를 보니 교과지문을 외워야 풀리는 문제가 대부분이더군요. 영어가 암기 과목인 셈이었죠. ‘to부정사 용법 중 틀린 것을 고르시오’라는 문제가 나왔을 때 이론적으로 정답이어도 책에 나온 내용이 아니면 오답으로 처리됐어요. 수업시간에 교사들의 농담까지 필기하고 단어와 본문을 외운 뒤 시험에 대비할 수밖에 없었어요. 해외 거주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자신의 영어실력만 믿고 교과서를 소홀히 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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