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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에 몰린 이해찬, 편 가르기 매카시즘 공세 이틀째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 후보가 6일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방송카메라 녹화상태 표시등(오른쪽)에 불이 들어와 있다. [김형수 기자]


민주통합당 이해찬 당 대표 후보가 연일 ‘매카시즘’을 언급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이 ‘종북(從北)·용공(容共)정국’을 조장하면서 대대적인 이념공세를 펴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6일엔 “북한인권법 제정은 외교적 결례”라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국회의원 자격심사를 하겠다”고 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6선 국회의원, 국무총리까지 지낸 나를 자격심사를 한다느니 국가관을 검증한다느니 하는 건 망언”이라며 “매카시적 광풍으로 대선을 치르겠다면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했다.



 매카시즘은 1950년대 미국을 ‘붉은 공포’로 휩싸이게 했던 20세기판 중세 마녀사냥을 가리킨다. 위스콘신주 출신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조셉 매카시가 50년 2월 “국무부 내에 공산당원 205명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된 매카시 광풍은 처음엔 좌파 인사들만 노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됐다. 매카시에게 찍히면 보수 인사들도 하루아침에 빨간 딱지를 달아 처벌받았다. 대중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열광했다.



 매카시가 ‘빨갱이 사냥’에 나선 건 원래 자유주의 이념에 투철해서가 아니었다. 경력 위조, 명예훼손 등으로 코너에 몰렸던 그가 지지 회복을 노리고 꺼낸 충격요법식 정치전술이었다. 마침 6·25전쟁, 소련의 원폭 실험 등이 겹친 것도 매카시즘 선풍의 배경이 됐다. 결국 매카시즘은 52년 민낯을 드러냈다. 편 가르기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작동원리가 드러난 거다.



 이해찬 후보의 매카시즘론이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도 이런 이유다. 대표 경선을 겨냥한 선거전략이라는 거다. 이 후보는 5일 오전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캠프 소속인 임수경 의원의 ‘탈북자=변절자’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다가 “사전에 약속된 질문이 아니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당 안팎뿐 아니라 인터넷에서도 이 후보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 후보는 수시간 뒤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이 신(新)매카시즘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언론 탓’은 같은 당 김용민 후보나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도 궁지에 몰릴 때 활용한 단골 메뉴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적반하장식으로 색깔론과 매카시즘을 거론하는 것은 궁지를 모면하려는 역(逆)매카시즘”이라며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도 “이날 시작된 모바일 선거를 앞두고 이 후보가 뜻하지 않은 실수를 하자 분위기 반전을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 같다”며 “색깔론은 야권을 궁지에 몰기도 하지만, 결집시키는 데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론의 이념 지향이 달라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종래의 색깔론은 근거 없는 경우가 많았지만 통합진보당 내분 사태 이후 종북 세력에 대한 경각심이 확산된 상황에서 매카시즘론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4일 당 소속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연세대 김호기 교수는 특강을 통해 “새로운 진보는 탈이념적 진보를 표방해야 한다”며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면 이념도 뛰어넘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종전의 보혁 구도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정체성과 이념을 앞세웠다가 4·11 총선에서 패했던 전철을 대선에서 되풀이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의 한 재선의원은 “지지층 결집엔 도움이 되지만 중도층 공략엔 매력적이지 않은 ‘올드패션’ 전략”이라며 “당장 당 대표 경선에서 재미를 보자고 당의 운신 폭을 좁히려는 건 잘못”이라고 말했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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