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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할렘 학교 ‘봉산탈춤 기적’

전교생이 한국어를 배우는 맨해튼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스쿨은 1일(현지시간) 제3회 한국의 밤 행사를 열었다. 재학생은 모두 흑인·히스패닉이며 이날 이들은 봉산탈춤과 태권도, 아리랑 합창 등을 선보여 학부모·학생 등 관객 200여 명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학생들이 봉산탈춤을 공연한 뒤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욕중앙일보=강이종행 기자]

학생 모두가 흑인·히스패닉이고, 80%가 저소득층인 맨해튼 할렘의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스쿨(한국의 자립형 사립고와 비슷한 학교).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운영되는 이 학교의 지난해 고교생 졸업시험(리전트) 통과 비율은 영어 99%, 수학 98%였다. 이는 뉴욕시는 물론 주 평균을 넘어 최고 학생들이 모인 특수목적고 합격률과 맞먹는 성적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2006년 8월 학교를 설립한 세스 앤드루(31·사진) 교장은 “한국식 교육 때문”이라고 말했다.

 앤드루 교장은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로 활동하면서 한국의 교육열에 감동받았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는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하다”며 “미국, 특히 할렘과 같은 곳에선 이러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를 ‘선생님’(이 부분은 한국어로 말했다)으로 부르며 존경하는 분위기도 본받을 만했다”며 “이러한 존경심이 교사를 더 분발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 학교는 고교생들에게 한국어도 가르친다. 현재 9~11(한국의 중3~고2)학년생 185명이 한국어를 제2 외국어 필수과목으로 배우고 있다. 태권도와 전통 한국문화를 배우고 있는 학생도 많다.

 다른 공립학교와 달리 학교 규율도 엄격하다. 교사에게 함부로 대꾸를 하거나 버릇없게 굴어서도 안 된다. 일반 공립학교는 오후 3시면 수업을 마치지만, 이 학교는 다양한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며 오후 5시까지 학생들에게 공부를 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스쿨의 ‘제3회 한국의 밤’에서 학생들이 아리랑 변주곡을 합창하고 있다. 뒤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뉴욕중앙일보=강이종행 기자]

 이런 노력의 결과 2010년 시교육국으로부터 차터스쿨 최우수 학교로 선정됐다. 최근 발표된 2010~2011학년도 학교 진척도 평가에서도 6.67로 1위에 올랐다. 뉴욕시의 다른 학교는 모두 진척도가 이 학교보다 떨어졌고, 심지어 마이너스 진척도를 보인 곳이 더 많은 상황이었다. 인근 센트럴 할렘 차터스쿨과 비교한 수학 성적(한국 중2에 해당하는 8학년 기준)에서도 2008년에는 660점으로 같았으나 2010년엔 이 학교가 682점으로 663점에 그친 센트럴 할렘 차터스쿨을 크게 앞섰다. 또 고교 졸업시험 합격률은 뉴욕주, 뉴욕시는 물론 우수 학군인 웨스트체스터보다 높았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지난 2월 이 학교를 찾아 극찬했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 1일(현지시간) ‘제3회 한국의 밤’ 행사에서 만난 맥대니얼 하딩(50)은 “딸이 3년째 이 학교를 다니는데 학교가 학생들의 태도나 공부하는 습관을 도와준다”며 “미국의 일반 학교와 다른 학풍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유치원생 60명 모집에 2500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앤드루 교장은 이번 주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의 교육자들을 만나 학교 상황을 설명하고 후원자를 찾기 위해서다. 앤드루 교장은 “더 많은 학생에게 직접 한국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은데 학교 재정으론 무리여서 후원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2012~2013학년도부터 중학생 모두에게 태권도를 필수과목으로 가르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뉴욕중앙일보 강이종행 기자

◆할렘(Harlem)=미국 뉴욕시 맨해튼 북쪽 지역에 자리 잡은 흑인 빈민가를 통칭하는 말이다. 19세기 후반 미국 남부에서 들어온 흑인이 정착하기 시작했고, 20세기 초반 흑인 집단거주 및 상업지역으로 특화됐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범죄 지역, 마약 소굴 등으로 불렸다. 1980년대부터 지역 사회단체와 뉴욕시의 개선 노력에 힘입어 공공주택, 교육시설, 의료시설 등이 확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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