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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기차를 기다리며

기차를 기다리며 - 백무산(1955∼ )


새마을호는 아주 빨리 온다

무궁화호도 빨리 온다

통일호는 늦게 온다

비둘기호는 더 늦게 온다

새마을호 무궁화호는 호화 도시역만 선다

통일호 비둘기호는 없는 사람만 탄다

새마을호는 작은 도시역을 비웃으며

통일호를 앞질러 달린다

무궁화호는 시골역을 비웃으며

비둘기호를 앞질러 달린다

통일쯤이야 연착을 하든지 말든지

평화쯤이야 오든지 말든지


새마을 노래 부르고 무궁화 그리러 다니던 시절이 있었지. 노래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렸는데…행복했던 것 같지는 않네. 체제가 부리는 기차는 늘 빠르고 거칠고 정신이 없었지. 가자고 가야 한다고만 하지 어디로, 무엇 때문에 가야 하는지는 말한 적이 없네. 급행열차는 무언가를 자꾸 떨어뜨리고 누군가를 쉼 없이 치면서 여기까지 왔네. 하지만 빠름은 우리가 원한 것, 통일 따위 평화 따위는 땅 끝까지 쫓겨 갔네. 21세기 급행열차는 뒤로 달린다. 어디선가 많이 본 풍경 속으로, 삼십 년 전 사십 년 전의 흑백사진 속으로 자꾸 들어가네. 그곳에서 우리는 또 훈육되고 동원되고 배제될 거라네. 때론 사납게 얻어맞기도 하겠지. 이건 참 너무 끔찍한 데자뷰라네. <이영광·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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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