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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빵 곁들인 2000원짜리 세트메뉴 개발해 ‘대박’

돈을 벌려는 가게와 돈을 아끼려는 고객, 영원한 평행관계일 듯하다. 얼핏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둘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법으로 ‘가격파괴’ 점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박리다매를 노리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업종의 프랜차이즈 주에 ‘저가’로 승부하는 곳도 늘고 있다. 하지만 저가 점포는 수익성이 떨어져 오래 가지 못할 위험도 높다. ‘가격파괴’와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창업주들의 성공담을 들어봤다. 이들은 하나같이 “중요한 것은 ‘무조건 싼 가격’이 아니라 ‘가격 대비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심서현 기자

‘커피에투온’ 서울 종각역점에서 고객들이 줄을 서서 ‘오늘의 커피&스콘’ 세트를 구입하고 있다. 테이크아웃 전용인 2000원짜리 메뉴다. 이 세트가 인기를 끌자 방문객이 늘어 다른 메뉴의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사진 FC창업코리아]

커피 한 잔 값이 밥 한 끼와 맞먹는 요즘이다. 시내 중심가 커피전문점에서 제일 싼 ‘아메리카노’를 주문해도 4000원이 우습다. 소비자 불만이 점점 높아져 가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점포 임대료 부담 때문에 점주 입장에서 커피값을 낮추기란 그리 만만치 않다. 서울 청계천로에 있는 커피전문점 ‘커피에투온’은 값싼 테이크아웃 세트 메뉴를 개발해 성공한 사례다. 원두커피(블랙) 한 잔에 스콘빵 1개를 곁들인 테이크아웃 세트 메뉴가 2000원이다. 커피는 싼값을 내세워 대량 주문을 받는 저가 메뉴 ‘오늘의 커피’로 하고, 스콘빵은 매장에서 직접 구워 값을 낮췄다. 점심시간에 주변 직장인들의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인기가 높다. 끼니 대용이 되는 ‘샌드위치+커피’(4800원) 세트, 팥빙수를 컵에 담아 판매하는 ‘컵 팥빙수’(2800원)도 많이 찾는다. 일반적으로 커피전문점의 팥빙수는 8000~9000원대인데, 여기서 양을 줄이고 가격을 내려 고객과 합리적으로 타협점을 찾은 것이다. 박지은(24) 점장은 “세트메뉴로 객단가를 크게 낮추지 않으면서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것이 성공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트메뉴는 가격대를 낮추면서 1인당 구매단가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기에 더해 기존 업체들이 판매하지 않던 새로운 결합상품을 내놓아 품질과 구성을 차별화한다면 금상첨화다. 외식 프랜차이즈 ‘육쌈냉면’은 여타 냉면집과 비슷한 수준인 6000원에 냉면을 판다. 하지만 냉면을 시키면 숯불돼지고기를 서비스로 주는 것으로 다른 업체와 차별화했다. 기존에는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은 뒤 식사로 냉면을 주문하는 식인데, 이를 거꾸로 뒤집어 보통 크기 냉면에 고기를 작은 접시로 딸려 내놓는 것이다. 고객들은 ‘냉면값에 고기까지 먹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고기로 인한 원가 증가분은 물과 육수를 종업원이 서빙하지 않는 ‘셀프서비스’로 바꿔 인건비를 절감함으로써 벌충했다.

본사의 적절한 지원을 통해 가격파괴를 하는 프랜차이즈도 있다. 서울 갈현동의 커피전문점 ‘드립앤더치’는 드립커피와 더치커피를 시중가보다 30~40% 저렴한 3300원, 4000원에 각각 판다. 둘 다 에스프레소에 압력을 가해 추출하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내린 커피다. 전문가를 따로 둬야 해 인건비가 든다. 드립커피와 더치커피가 비싼 이유다. ‘드립앤더치’는 교육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 점주를 제조 전문가로 만드는 것이다. 드립앤더치 여선구 사장은 “커피값은 원가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인건비를 절감하면 가격을 충분히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재료에서 원가를 줄인 업체도 있다. 치킨전문 프랜차이즈 ‘티바두마리치킨’은 치킨 한 마리 가격인 1만7000~1만9000원에 두 마리를 세트로 판다. 치킨 한 마리로는 양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두 마리를 주문하면 남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4인 가정의 ‘치킨 딜레마’다. 티바두마리치킨은 이 점을 공략했다. 시중 치킨브랜드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무게 1㎏ 내외의 10호 닭 대신 이보다 10%가량 작은 8호 닭을 사용해 4인 가구가 먹기 알맞은 ‘2마리’ 분량을 맞춘 것이다. 이 브랜드가 10여 년간 쌓은 물류 공급 노하우를 이용해 공급자 직거래로 8호 닭을 안정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좀 작은 닭이어서 값도 내릴 수 있었다.

대표 메뉴의 가격을 낮춰 고객을 모아서는 다른 메뉴의 매출을 늘리는 것 역시 불황을 뚫는 방법이다. 서울 마천동에서 떡볶이와 튀김을 판매하는 ‘버벅이네’는 인기 상품인 ‘김말이 튀김’ 값을 인하해 고객을 끌었다. 식품공장에서 공급받던 김말이 튀김을 직접 만들자 중간 마진이 한 단계 줄어 가격을 4개 2000원에서 5개 2000원으로 낮출 수 있게 됐다. 강영덕(46) 사장은 “직접 김말이 튀김을 만들며 속재료 당면도 더 좋은 것으로 썼더니 고객 반응이 좋았다”며 “떡볶이와 칼국수 같은 다른 상품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고 말했다. 15㎡(4.5평) 남짓한 이 점포의 하루 매출은 100만원이 넘는다. 강병오 중앙대(창업학) 겸임교수는 “불황이라고 무조건 값을 내리기만 하면 수익성이 악화돼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한두 개 주요 아이템의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점포의 수익성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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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