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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 때 동래성 버린 이각 순절도에 나올 줄 몰랐겠죠

육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동래부 순절도. 숙종 35년(1709)에 그린 그림이 훼손돼, 영조 36년(1760) 동래부의 화원이었던 변박이 먹과 채색으로 다시 그렸다. 성문 앞쪽 패목 2개에는 일본군의 ‘길을 비켜달라’는 내용과 조선군의 ‘죽더라도 길을 비켜줄 수 없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림 위쪽 좌측에 성 밖으로 말을 타고 도망가는 경상좌병사 이각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사진 부산박물관]
1592년 임진왜란 때 부산진을 함락한 왜군이 밀려와 동래성을 둘러싼 채 “싸울테면 싸우고 아니면 길을 비켜라”며 엄포를 놓았다. 그러자 동래부사 송상현(1551∼1592)은 패목(牌木, 팻말) 하나를 성 밖으로 던졌다. 거기에는 ‘전사이 가도난(戰死易 假道難·죽기는 쉬우나 길 비켜주기는 어렵다)이라고 적혀 있었다. 같은 시각 경상좌병사 이각은 말을 타고 성을 빠져나갔다. 그는 전세가 불리해지자 혼자 살겠다고 도망을 쳤던 것이다.



흩어진 그림 5점, 내달 29일까지 부산박물관서 특별 전시

 임진왜란 때 동래성에서 벌어진 전투 모습을 담은 ‘동래부 순절도’에는 이 같은 내용이 그림으로 잘 묘사돼 있다.



 부산 박물관은 5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2012년 특별 기획전 ‘임진왜란’에서 순절도 5점을 전시한다. 개막식이 있는 4일은 임진왜란 때 동래성이 함락된 음력 4월 15일의 4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순절도가 한자리에 전시되기는 처음이다. 특히 일본 와카야마현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동래부 전투도’가 그려진 도록도 전시돼 국내 순절도와 비교해 볼 수 있다. 이 밖에 임진왜란 관련 국보와 보물, 각종 문화재 등 200여 점도 전시한다.



 임진왜란 때 조선군이 주로 사용한 3m 길이의 장창과 일종의 시한폭탄인 ‘비격진천뢰’ 등 무기류와 전사자들의 인골도 볼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유물은 충무공 이순신의 ‘난중일기’의 부록격인 국보 제76호 ‘임진장초(壬辰狀草)’다. 이 충무공이 임진왜란 주요 전투의 경과, 왜군 상황, 등을 조정에 올릴 장계(狀啓)의 초본이다. 함께 전시된 ‘선무공신교서’는 1604년 임금이 이순신을 선무 1등 공신 덕풍부원군에 봉하면서 내린 교서다. 현충사에 소장된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대여된 적이 없던 귀한 유물이다. 부산박물관 전시 후 보존처리를 위해 현충사에서도 장기간 전시를 하지 않을 예정이다.



 개막식날 오후 3시부터 박물관 대강당에서는 ‘임진왜란 전후 부산지역의 사회변화’를 주제로 김강식 동서대학교 교수의 강연이 진행된다. 식후에는 연희단 거리패와 뮤지컬 ‘이순신’(연출 이윤택)이 공연된다.



 양맹준 부산박물관 관장은 “동래성에서 옥쇄한 송상현 부사와 민·군은 오늘날까지 충절의 표상으로 되살아났지만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홀로 도망친 이각은 역사 속에서 잊혀졌다”면서 “이번 전시는 임진왜란이 주는 교훈을 되새겨볼 수 있는 자리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순절도(殉節圖)=전쟁의 뼈아픈 기억과 교훈을 후대에 남기기 위해 관 소속 화원(畵員)들이 전쟁이 끝난 뒤 그렸다. 국내에 전하는 순절도는 변박(卞璞)과 변곤(卞崑)이 그린 것과 송상현 종가에서 소장한 ‘동래부 순절도’(392호 등) 3점이 대표적이다. 현재 육군박물관과 송상현 종가, 울산박물관 등 3곳에 1점씩 보관돼 있다. 부산진 순절도(보물 391호)와 이시눌이 그린 임진전란도를 포함하면 모두 5점이 전해진다. 동래부사를 지낸 홍명한은 “깊은 참호와 높은 성벽, 날카로운 병기보다 더 낫다”라고 순절도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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