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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봉황이 나는 마이센,국화 문양 로얄 코펜하겐,화사한 일본풍 꽃 헤렌드

1 블루어니언 패턴을 모던하게 변형해 적용한 마이센 자기들. 전통적인 청화백자에 금채와 컬러를 덧입혔다.2 마이센 블루어니언 클래식 티세트. 모든 백자 장식중 가장 전통적인 문양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카피되고 있다.


시그니처 패턴으로 본 유럽 명품 자기의 원류



북서울 꿈의숲 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자기의 원류를 찾아서-마이센으로의 초대전’(6월 10일까지)은 귀한 자리다. 복전영자(福田英子·67) 부천유럽자기박물관장이 40여 년간 크리스티와 소더비 경매를 30여 차례 오가며 모아온 개인 소장의 희귀본 700여 점을 대중에 처음 공개했다. 전시는 유럽 최초의 자기 브랜드인 독일 마이센(Meissen)을 중심으로 유럽 자기 300년의 발자취를 더듬고 있다. 동양 자기가 어떻게 마이센에 영향을 미쳤으며 마이센은 프랑스의 세브르, 영국의 로열우스터, 덴마크 로얄 코펜하겐, 헝가리 헤렌드 등 유럽 명품 자기에 어떤 영감을 주었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새삼 흥미로웠던 사실은 유럽 자기 수백 년 역사의 가장 초기에 나타났던 고유 문양들이 지금 생산되는 신제품에까지 면면히 이어 내려오고 있으며, 그런 각 브랜드의 ‘시그니처 패턴’들이 대부분 중국과 일본 자기의 영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것이다.15세기 말 동·서양 해상무역이 시작되며 도래한 ‘시누아즈리(Chinoiserie·중국 취미)’의 시대. 유럽인들을 가장 열광시킨 것은 동양의 백자였다. 자기 문화가 발달하지 못해 목재나 은 등으로 식기를 만들어 온 유럽인들은 희고 단단한 중국의 자기를 보물 다루듯 귀하게 여겼다. 중국 청화백자와 일본 색회자기 컬렉션은 부와 권력의 상징이 됐다. 왕궁에서는 ‘자기의 방’을 만드는 풍토까지 생겼다. ‘시누아즈리’ 열풍 속에 값비싼 동양 자기를 사들이느라 재정파탄 위기에 놓인 유럽 각국은 앞다퉈 왕립 브랜드 개발에 나섰다. 초기에는 동양 자기를 모방하다 점차 동·서양을 융합한 독자적 디자인으로 발전해 갔지만, 시누아즈리 DNA 로 시작된 전통의 패턴들은 지금도 클래식의 품위를 간직한 모던한 디자인으로 개발되며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이를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독일의 마이센, 덴마크의 로얄 코펜하겐, 헝가리의 헤렌드라는 세계 3대 명품 도자기 브랜드다. 일찌감치 수공예를 포기하고 기계로 문양을 찍어내 온 대부분의 브랜드와 달리, 현재까지도 일일이 장인들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핸드 페인팅’을 고수하고 있는 3대 명품 브랜드의 대표 패턴에서 유럽 자기의 DNA를 이루는 동양 자기의 흔적을 찾아보았다.



대나무 밑동에 새긴 독특한 쌍칼 마크, 마이센

“The First in Europe.” 마이센은 최초와 최고라는 두 가지 의미에서 ‘The First’로 꼽힌다. 유럽 최초로 백자소성에 성공한 가마가 마이센이기에, 뒤이은 많은 자기브랜드들은 백자소성법뿐 아니라 기물성형과 패턴 모든 면에서 마이센에 빚지고 있다. 독일 작센주 선제후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1세가 연금술사 J.F. 뵈트거를 잡아 가두고 백자를 만들게 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1710년 마이센에서 유럽 최초의 자기 브랜드가 탄생했고 유럽은 본격적인 자기의 시대를 맞게 됐다. 마이센은 기물성형과 장식 부문에서 각각 궁정조각가 J.J. 켄들러와 궁정화가 J.G. 해롤트의 활약으로 조각적이면서도 회화적인 유럽 자기의 초석을 다졌다. 잔과 받침, 접시, 보울, 튜린등 오늘날 사용되는 양식 테이블웨어의 기본형은 거의 켄들러의 디자인에서 나왔다. 해롤트는 시누아즈리 양식의 예찬론자였던 아우구스트 1세의 취미에 맞게 동양의 모티브를 이용한 패턴들을 선보였고, 이는 이후의 유럽 자기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3 꿈의숲 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자기의 원류를 찾아서-마이센으로의 초대전’전시장 모습. 마이센의 블루어니언 패턴과 가키에몬 패턴으로 전시장을 열고 있다.4 마이센 ‘Ming Dragon’패턴의 찻잔들.5 39Ming Dragon’ 클래식 티세트.중국에서 행복과 번영의 상징으로 경외받던용 패턴을 가키에몬 식으로 강렬하게 채색한 것.봉황과 함께 그려진 ‘Court Dragon’과 함께 마이센의 양대 용 패턴이다. 발톱 네 개짜리 용은 황제의 왕손을 상징하고 구름은 행운을,구름을 에워싼 구슬 또한 소원성취와 행운을 상징한다.6 블루어니언 패턴을 응용한 마이센 화병들.7 20세기 초부터 마이센의 대표적인 피규어린(도자기 인형)으로 자리잡은 Hentschel Kinder 시리즈 14개 인형 중 가장 사랑받는‘물컵을 든 아이’. 블루어니언 패턴의 물컵을 들고 있다.




블루어니언

‘마이센으로의 초대’ 전시장 초입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 마이센을 대표하는 문양이자 유럽 자기 사상 가장 중요한 패턴이라고 할 수 있는 ‘블루어니언’ 테이블웨어 세트다. 중국 청화백자를 모방하는 과정에서 유럽인들이 석류 무늬를 양파로 오인해 만들어졌다. 해롤트가 1730년대 디자인을 완성했는데, 청화는 색회보다 노력과 비용이 절감돼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수많은 카피와 변종을 낳았다. 1860년 의장등록되었지만 19세기 말 재정위기 때 사용권을 매각해 체코의 츠비벨무스터, 독일의 후첸로이터 등에서 똑같은 디자인을 볼 수 있다. 블루어니언의 매력은 무의식적으로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완벽한 장식적 구조에 있다. 둘레에는 8각형을 이루며 풍요와 장수를 상징하는 석류와 복숭아 문양이 교차하고, 중앙에는 남성적 심벌 대나무 줄기와 대나무꽃, 여성의 심벌인 연꽃과 국화꽃이 어우러진 무늬로 완벽한 인간을 상징한다. 그리스신화에서 올림포스 신들의 색깔로 여겨졌던 푸른색은 18세기 왕들도 세계적인 권력의 상징으로 사용했다. 대나무 줄기 밑동에 새겨진 마이센의 쌍칼 문양 마크가 정품임을 인증하는데, 유달리 카피가 많아 마이센 자기 중 마크가 유일하게 전면에 새겨진 패턴이기도 하다. 지금도 식기는 물론 문구, 화병, 욕실 제품에 이르기까지 750개 이상 품목에 적용되는 디자인이다.





4 마이센 ‘Ming Dragon’패턴의 찻잔들.붉은색의 전통 문양이 20세기 들어여덟 가지 컬러로 다양화됐다




가키에몬

‘블루어니언’ 세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 일본의 색회자기 ‘가키에몬’ 양식에서 유래한 ‘인디언 패턴’이다. ‘가키에몬’은 마이센 초기의 가장 전통적인 장식 패턴이다. ‘인도’라는 명칭은 동양의 미의식을 유럽에 운반한 ‘동인도회사’에서 유래했다. 일본은 임진왜란 때 조선의 도공을 데려가 백자소성에 성공한 이후 화려한 채색자기를 발전시켜 갔다. 17세기 동인도회사 설립 이후 동서무역 전성기는 곧 명·청 교체기였고, 중국 관요 경덕진이 폐쇄된 틈을 타 일본의 색회자기가 중국의 청화백자를 대체해 유럽에서 크게 인기를 누렸다. 마이센 초기 해롤트는 1725년부터 유약 위에 그림을 그리는 상회기법의 가키에몬 양식을 모사해 다채로운 색감의 자기 생산을 시작했다. 대나무와 호랑이, 다람쥐와 포도, 붉은 용과 봉황 등의 모티브와 선이 가늘고 여백이 살아 있는 화폭은 대표적인 시누아즈리 도안으로 확립됐고, 이후 다양한 조합으로 발전해 갔다.



특히 중국 경덕진 가마의 용 도안을 모방해 상회기법으로 채색한 가키에몬 자기는‘Ming Dragon’ 패턴으로 자리잡아 마이센 채색자기를 대표하고 있다.

200년 가까이 붉은색으로만 그려지던 용 패턴은 현재 여덟 가지 컬러로 제작되고 있으며 모던한 스타일로 변형돼 침구와 인테리어용품에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유주현 객원기자 yjjoo@joongang.co.kr, 사진 최정동 기자, 마이센·로얄 코펜하겐·헤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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