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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입찰은 담합 … 12개 건설사 과징금 1600억

대형 건설사들의 4대 강 사업 입찰 담합을 정부가 확인해 제재키로 했다. 2009년 10월 4대 강 담합 의혹이 처음 나온 지 2년8개월 만이다. 22조원의 세금이 투입된 4대 강 사업의 타당성과 ‘혈세 낭비’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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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건설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초 입찰 담합 혐의를 받는 건설사 20곳에 심사보고서를 보냈다. 공정위는 보고서에서 이들 건설사의 담합 혐의가 사실로 확인돼 20곳 모두에 시정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 중 12개사(현대·GS·대우·포스코·SK·GK·한화건설, 대림·금호산업,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엔 총 1600억원의 과징금을 물릴 계획이다.

특히 담합을 주도한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SK건설 6개사는 회사와 담당 임원을 함께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이에 대해 건설사는 “업체 간 협의는 했지만 담합한 건 아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최근 제출했다. 공정위는 5일 전원회의를 열고, 양측 의견을 모두 들은 뒤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과징금 액수나 검찰 고발 여부는 전원회의에서 달라질 수 있다.

 공정위는 건설사들이 2009년 9월 4대 강 사업 턴키공사(설계·시공 일괄방식) 입찰을 앞두고 사전 논의를 거쳐 공사구간을 나눠먹기 했다고 판단했다. 음식점에서 건설사 담당자끼리 여러 차례 만나 특정 공사구간을 어느 업체가 맡을지를 미리 정했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15개 공사구간이 건설사들에 고루 배분됐다. 실제 입찰도 대부분 이때 정한 대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서로 입찰에 들러리를 선 정황도 포착됐다.


 결과적으로 건설업계는 상대적으로 높은 낙찰가로 공사를 따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15개 공구의 총 낙찰금액은 4조1000억원으로, 예정가의 평균 93.4%에 달했다. 일반 경쟁입찰의 낙찰가가 보통 예정가의 65%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담합으로 약 1조2000억원의 공사비가 부풀려졌다는 계산이다.

 이번 조사엔 2년8개월이 걸렸다. 4대 강 담합은 2009년 10월 국정감사 때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이 처음 의혹을 제기하며 불거졌다. “대형 6개 건설사 담당자가 호텔과 삼계탕 집에서 모여 공사구간을 나눠먹기로 담합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이었다. 공정위는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도 “상당한 의심의 여지가 있다” “담합과 관련된 듯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국정감사 때마다 공정위가 청와대를 의식해서 시간을 끄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야당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담합조사는 2~3년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4대 강 사업 역시 관련 업체 수가 많은 데다, 담합 조사 특성상 증거를 잡기가 어려워서 오래 걸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비상이다. 제재 대상 기업들은 담합이 아니라 업체 간 ‘회합’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설사 담합이라 해도 처벌이 너무 세다고 하소연한다. A건설사 관계자는 “적자인데도 국가사업이라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여했는데, 담합이라며 과징금을 부과하다니 억울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15개 공구 대부분에서 실제 공사에 들어간 금액이 수주한 금액보다 6~10%가량 더 많다고 주장했다.

 B건설사 관계자는 “2년 넘게 질질 끌던 공정위가 이명박 정부 끝물에 오니까 다음 정권을 대비하려고 (4대 강 담합을) 건드리는 것 아니냐”고도 말했다. C건설사 관계자는 “국내외 건설 경기가 어렵다는 점을 전원회의 때 진솔하게 얘기해서 제재 수위를 낮추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애란·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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