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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 승계법 배우겠다’… 이멜트 만난 정준양

정준양 포스코 회장(오른쪽)과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31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손을 맞잡았다.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주인 없는 기업’의 수장들이다. [사진 포스코]
포스코가 미국 GE의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을 배운다. 2009년 2월 회장 선임 때 외압 의혹이 불거지면서 곤욕을 치른 정준양(64) 포스코 회장이 제프리 이멜트(56) GE 회장을 직접 만나 GE의 선진 인사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로 한 것이다. 두 사람은 31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인재개발·교육 등 경영 모범사례 벤치마킹을 포함해 국내외 발전사업과 신흥시장 인프라사업 공동 개발 등에서 긴밀히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GE의 인재개발 및 교육 프로그램은 GE 특유의 CEO 승계 프로그램을 포함한다. 포스코가 GE와 MOU를 교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이날 서명식에서 “GE는 토머스 에디슨에서 시작되는 실험정신·창의·이노베이션을 연상시키는 데 비해 포스코도 ‘자원은 유한하지만 창의는 무한하다’는 정신으로 무장한 만큼 두 회사는 유사한 DNA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GE의 CEO 승계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는 대목은 포스코의 현안인 만큼 앞으로 양사의 실무자급에서 협의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GE의 CEO 승계 프로그램은 장기적으로 경영 리더를 길러내는 인재 육성 과정과 일치한다. 1970년대 중반 경영자의 불가피한 부재와 퇴임, 재난 등 돌발 사태를 사전에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차세대 경영자 후보군을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내부 경쟁과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우선 GE는 모든 사업부의 매니저와 리더급 이상이라면 누구든지 2~3명의 후계자를 선정하도록 의무화했다. 즉시 직책을 승계할 수 있는 사람과 1년간의 준비 후 승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세분했다. 후계자 리스트에 들어간 인재는 집중 관리 대상으로 분류돼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

 잭 웰치 전 회장으로부터 CEO 자리를 물려받은 이멜트 회장 역시 웰치의 후계자 리스트에 오른 인물이다. 웰치 전 회장은 1994년 봄 23명의 후보들을 검증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98년 8명으로 압축하고 그해 연말에 다시 3명을 선정했다. 이후 철저하게 진행된 경영 능력 평가 등을 거쳐 이멜트로 최종 낙점했다. 이멜트는 2001년 9월 45세의 나이로 GE의 9대 회장에 취임했다. 정치적 외압이 파고들 틈새가 없었다.

 GE의 CEO 승계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공개적이라는 이유로 포스코 사내에서는 신일본제철의 CEO 선임과정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다. 최현우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신일본제철의 경우 현직 CEO의 결단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섀도(shadow) 시스템’으로 불리는 방식으로, 현직 CEO가 본인의 책상서랍 속에 후임 CEO 이름이 적힌 봉투를 넣어두는 것이다. CEO 요건은 딱 한 가지, ‘차기 신일본제철의 수장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다. 현직 CEO가 추천하는 인물을 이사회가 추인하는 방식으로 절차가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정치인 또는 외부인사의 영향력이 개입될 여지는 없다.

 이지환 KAIST 경영대학 교수는 “포철 설립 때부터 포스코는 정부 재산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인사 때마다 외압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 내부적으로 투명한 승계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극복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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