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가신 분께 배달합니다, 현충원 우체통

1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설치되는 하늘나라 대형우체통(조감도). 가로 3.3m, 너비 3.3m, 높이 5m 크기인 우체통은 아래의 우편함에 두 개의 대형날개를 얹은 모양이다. 상부의 날개는 유가족과 국민이 호국영령에게 보내는 편지, 호국영령이 쓴 답장을 이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전 유성구에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에는 매달 같은 이름으로 도착하는 3~4통의 편지가 있다. 보내는 사람은 대구에 사는 전태웅(70)씨. 수취인은 아들인 고(故) 전세한 일병이다. 군에 복무 중이던 전 일병(당시 21세)은 1991년 12월 순직해 이듬해인 1992년 2월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전씨는 그동안 보냈던 편지에 “아들아, 살아 생전에 많은 사랑을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고 썼다. 전씨 부부는 20여 년간 700여 통의 편지를 꽃다운 나이에 하늘나라로 간 아들에게 보냈다. 비록 아들이 읽지는 못하지만 부모의 마음을 전해주고 싶어서다. 전씨 부부는 전 일병의 생일이던 지난달 26일 대전현충원의 아들 묘소를 찾아 또 한 통의 편지를 전달했다. 전씨는 “비록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눌 수는 없지만 편지로나마 부모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씨 부부가 보낸 편지는 모두 대전현충원이 보관 중이다.

 대전현충원이 유가족과 국민들이 보내 온 편지를 보관하는 우체통을 만들어 현충원에 설치하기로 했다. 현충원이 대형 우체통을 설치하기로 한 것은 유가족들이 보낸 편지가 숨진 장병들의 묘비 앞에 놓여 비가 오면 빗물에 젖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충청지방우정청의 협조를 얻어 설치하는 우체통 이름은 ‘하늘나라 대형우체통’이다. 1일 현충원 내에서 개설식을 갖는다. 행사에는 전세한 일병의 아버지와 집배원 최초로 현충원에 안장된 고 차선우 집배원 유가족, 대전지역 학생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진행은 일일 명예원장으로 위촉된 방송인 왕종근씨가 맡는다. 전태웅씨와 고 차선우 집배원의 유가족은 각각 묘소 앞에서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는다. 전씨는 “아들이 안장된 지 꼭 20년 됐다. 우체통을 설치하면 편지를 보내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라며 “유족들의 마음을 헤아려 준 현충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우체통 크기는 가로 3.3m, 너비 3.6m, 높이 5m다. 어린 아이들도 편지를 넣을 수 있도록 투입구를 낮게 만들었다. 대전현충원은 우체통에 모인 편지 중 귀감이 되는 내용을 책으로 발간하고 교육자료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민명원 대전현충원장은 “비가 내리는 날 유족이 쓴 편지가 빗물에 젖는 모습이 안타까워 우체통을 만들게 됐다”며 “앞으로 유족들이 마음 놓고 그리움의 편지를 쓰고 방문객들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