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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울름의 재단사

울름의 재단사(1592년 울름에서) -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 / 김광규 옮김

주교님, 저는 날 수 있어요.

재단사가 주교에게 말했습니다.

주의해 보세요, 제가 어떻게 나는지!

그리고 그는 날개처럼 생긴 것을

가지고 높고 높은 성당

지붕 위로 올라갔습니다.

주교는 계속해서 걸어갔습니다.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야.

인간은 새가 아니거든.

앞으로도 사람은 절대로 날 수 없을 거야

주교는 재단사에 대하여 말했습니다.

그 재단사가 죽었어요.

사람들이 주교에게 말했습니다.

굉장한 구경거리였어요.

그의 날개는 부러져 버렸고

그의 몸은 박살이 나서

굳고 굳은 성당 마당에 놓여 있어요.

성당의 종을 울리시오.

그것은 거짓말에 지나지 않았소.

사람은 새가 아니오.

어떤 사람도 절대로 날 수 없을 것이오.

주교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날다’라는 말 속에는 얼마나 많은 꿈들이 들어 있을까. 철없고 신나는 꿈. 무서워서 덜덜 떨리는 꿈. 하지만 정말로 좋은 것은 그저 좋은 것, 그는 천을 자르고 붙이며 사실은 싱글벙글 날개를 만들고 있었으리라. “날개처럼 생긴” 허접한 것을 만들고 있었으리라. 그의 미흡을 격려해 주세요. 어딘가에 이곳보다 더 나은 곳이 있으리라 믿는 모든 날갯짓들을 축복해주세요. 부러진 날개와 박살 난 몸을 슬퍼하시고, 그의 꿈은 웃으며 기억해주세요. 하늘에 대해선 아무런 관심이 없는 주교에겐 조금 눈을 흘겨주시고, 우리 모두에게는 또 변함없이 “새빨간 거짓말”을. 인간은 새가 맞아요. 모든 인간은 반드시 날 수 있을 거예요. <이영광·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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