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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이통 주무를 자리 꿰찬 여자, 무기는 ‘통섭’

세계이동통신협회(GSMA)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선임된 KT 양현미(49) 전무가 서울 광화문 사옥 집무실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 KT]
수학박사. 그러나 첫 직장은 미국 신용카드 회사. 현재는 KT의 통합고객전략본부장. 이런 이력을 가진 여성이 또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임원진에 서양인만 우글거리던 국제 단체의 2인자가 됐다.

 주인공은 KT 양현미(49·여) 본부장. 그는 31일 동양인 최초로 세계이동통신협회(GSMA)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선임됐다. GSMA는 통신기술의 국제 표준화 같은 큰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곳. 양 본부장이 갈 CSO자리는 협회장 바로 아래다. CSO 1명을 포함해 6명으로 구성된 GSMA 임원진은 지금까지 미국이나 유럽인들만 가는 자리였다. 양 전무가 이 벽을 깬 것이다. 그는 조만간 KT를 퇴사한 뒤 이달 15일 GSMA 본부가 있는 영국 런던에 부임한다.

 양 전무는 1986년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교수를 꿈꾸며 미국 유학길에 올라 뉴욕주립대에서 응용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러곤 2001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카드에 입사했다. 양 전무는 “대학원에서 미국 기업들이 의뢰한 데이터 분석 같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수학자가 기업에 가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금융사를 직장으로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마케팅 담당으로 7년을 근무한 뒤 귀국해 신한은행에 마케팅전략본부장으로 들어갔다. 이후 2009년에는 KT 최초 전무급 여성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은행 재직 시절엔 직급별로 4~5 단계를 거치던 결재 체계를 대폭 줄였다. KT에서는 금융지식을 통신업에 활용해 휴대전화 앱에 충전한 돈을 현금처럼 쓰는 주머니서비스 사업을 주도했다.

 GSMA와의 인연은 2009년 처음 참가한 모바일아시아콩그레스(MAC)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 전무는 “국제 행사에 참석해 보니 해외 통신사들이 한국과 한국의 통신사들을 실제보다 저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출과 고객 수로만 통신사를 평가해 주요 현안 회의에서 KT를 배제하기 일쑤였다.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이듬해인 2010년부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에 갈 때마다 자료를 한 아름씩 챙겼다. KT의 기술과 성과를 해외 통신사 관계자들에게 일일이 설명했다. 이게 행사에 참여한 GSMA 측 인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실제 앤 부베로 GSMA 협회장은 “양 전무의 열정과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GSMA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양 전무는 동양인 CSO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했다. 미국·유럽 중심이던 GSMA의 활동에서 동서양의 균형을 맞추는 것, 그리고 모바일 결제처럼 한국이 가장 앞서 있는 금융통신기술을 세계에 전파하는 것 등이다.

 세계 통신업계 리더가 된 양 전무는 “각 분야의 지식을 두루 갖춘 통섭형 인재가 되라”고 강조했다. 융합을 통해 새로운 지평을 여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통섭형 인재가 되는 것은 섬세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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