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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관 교수의 조선 리더십 충청기행 ⑦ 추사의 고택

충남 예산군 용궁리에 있는 추사고택은 김정희 증조부인 월성위 김한신이 영조의 딸 화순옹주와 결혼하면서 영조로부터 하사 받은 집이다. 정문에서 바라본 추사고택.


조선왕조를 빛낸 위인들이 충청도 땅에서 일궈낸 역사적 흔적들은 리더를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소중한 교훈을 전해주고 있다. 위인들의 발자취를 답사하다 보면 세계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한국형 리더십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 ‘이영관 교수의 조선 리더십 충청도 기행’ 시리즈는 고불 맹사성, 추사 김정희, 우암 송시열, 이순신 장군 순으로 소개한다.

사랑채·안채 이어지는 처마 곡선, 흘러 내리는 산 능선과 조화



충남 예산군 용궁리에 있는 추사고택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김정희가 거처했던 사랑채가 있는데 남쪽에 한 칸, 동쪽에 두 칸의 온돌방이 있고 대청과 마루도 배치됐다. 마루공간이 크게 설치된 것은 집주인의 친교와 예술 활동을 위함이다.



고조부 김흥경 묘소 앞에 추사가 심었다는 백송나무(위)와 추사고택 뒷마당 풍경.
사랑채 앞에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화단이 있다. 화단 앞쪽 중앙에는 해시계로 사용됐던 석주가 자리 잡고 있다. 약1m 높이의 석주에는 石年(석년)이란 두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 석주 위에 나무 막대기를 꽃아 시간을 확인했을 것이다. 사랑채에 걸터앉아 앞마당을 바라보니 거대한 은행나무가 선생의 품격을 대변하듯 위풍당당한 모습이다. 사랑채 뒤편으로 돌아서면 산 능선을 따라 담장이 이어지고, 먼발치에는 추사영실이 고택을 굽어보고 있다. 추사영실까지 설치된 담장을 따라 모과나무, 감나무, 앵두나무 꽃들이 만개하면 화사한 봄 풍경에 불을 지펴놓은 듯하다.



안채는 ‘ㅁ’자 형태로 6칸의 대청과 2칸의 안방 그리고 건넌방이 배치돼 있다. 안방과 건넌방 밖에는 각각 툇마루가 있고 부엌 천장에는 다락이 설치돼 있다.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있는 6칸 대청은 비교적 큰 규모로서 중부지방과 영남지방의 상류층 주택에서 볼 수 있는 건축구조다. 사랑채와 안채로 이어지는 처마의 곡선은 추사의 예술혼을 대변하듯 산 능선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자연미와 인공미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공간배치와 지붕의 곡선미가 돋보인다. 담장을 따라 산책로를 거닐다 보면 고택 앞쪽으로 펼쳐진 시원스런 풍광이 시야에 들어온다. 고택이 위치해 있는 용궁리 주변지역은 무인의 기상은 엿볼 수 없지만 문인에게 어울리는 부드러운 형상을 하고 있다. 집터 앞쪽의 안산 또한 나지막한 야산이다.



김정희 [金正喜, 1786~1856] 추사(秋史) 김정희는1786년 충남 예산의 용궁리에서 태어났다. 34세 때인 1819년 과거시험 대과에 합격해 출세의 기반을 마련했
으며, 조선의 북학을 집대성했고 추사체를 완성했다
본래 이 집은 추사의 증조부인 월성위 김한신이 영조의 둘째 딸인 화순옹주와 결혼하게 되면서 용궁리 일대의 토지와 함께 영조가 하사한 53칸짜리 주택이었다. 현재의 고택은 1970년대에 복원되면서 규모가 다소 축소됐다.



추사고택을 관람하다 보면 기둥들을 장식해 놓은 주련들도 매력적이다. 조선을 대표하는 서예가의 고택답게 수많은 주련이 안채와 사랑채 등에 주렁주렁 걸려 있다. 주련이 고택을 감싸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김정희가 중국에서 들여와 고택 인근 고조부 김흥경의 묘소 앞에 심어놓은 백송도 매력적이다. 백송의 나뭇잎은 일반 소나무와 비슷하지만 나무줄기가 흰색을 띄고 있어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본래 세 줄기였는데 서쪽과 중앙의 줄기는 부러져버렸고, 동쪽의 줄기만으로도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추사 집안의 개인 사찰이었던 오석산 자락의 화암사에도 그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는 틈틈이 예산의 고택에서 심신을 단련하면서 산책 삼아 화암사를 찾곤 했다. 김정희는 1846년 제주에서의 유배생활 중에도 문중에 서한을 보내 중건을 지시했을 정도로 화암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화암사 뒤편에는 높이가 3~4m이고 길이가 30여 m인 병풍바위가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이곳에 ‘詩境(시경)’과 ‘天竺古先生宅(천축고선생댁)’이란 글자를 새겨놓았다. ‘시경’은 시흥(詩興)을 일으키는 아름다운 경지를 의미하고, ‘천축고선생댁’이란 불교사찰을 의미한다.



이영관 교수
이영관 교수=1964년 충남 아산 출생, 한양대학교 관광학과와 동대학원에서 기업윤리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코넬대학교 호텔스쿨 교환교수, 국제관광학회 회장,한국여행작가협회 감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순천향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주요저서로 『스펙트럼 리더십』『조선견문록』『한국의 아름다운 마을』 등이 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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