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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고 에어컨 켠 가게 … ‘절전’ 전단 건네자 “차라리 장사 말라 하지”

한전 직원들과 에너지시민연대 회원들이 24일 서울 명동에서 문을 열어놓은 채 에어컨을 켜고 영업하는 업장들을 찾아가 에너지 절약 계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외 온도가 26도였던 이날 오후 2시40분 한 업장의 실내 온도가 23.4도를 가리키고 있다(온도계 왼쪽 아래에 있는 온도가 실내 온도임). [김경빈 기자]


24일 오후 2시 서울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에 안에서 차가운 냉기가 퍼져 나왔다. 실내에 설치된 에어컨에서 나온 것이다. 에어컨이 가리키는 실내온도는 20도. 적정 실내 온도(26도)보다 한참 낮다. 이날은 날씨도 선선했다. 출입문도 활짝 열려 있다.

올여름 전력 비상 … 에너지절약 계도 첫날 단속반 따라 명동 갔더니
적정 실내 온도 26도인데 … 오후 2시 화장품 매장 안은 20도



 “실내 온도는 26도로 유지해야 합니다. 특히 문을 열고 에어컨을 틀면 7월부터는 과태료가 부가됩니다.”



 최영수 서울시 에너지정책팀장이 매장 매니저 신은지(27·여)씨에게 ‘전기 절약 실천’이라고 적힌 전단을 건네며 말했다. 신씨는 새치름한 표정을 짓더니 “알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하지만 단속반이 떠나자 “차라리 장사를 하지 말라고 하지”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는 “에너지 절약이라는 정부의 정책은 공감하지만 문을 닫고 온도까지 높이면 손님들이 오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시가 중구청·한국전력 직원 등 60여 명과 명동 일대 상점(3300곳)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인 이날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문이 열린 매장마다 들어가 전단을 나눠 주고, 실내 적정온도를 강조하는 계도·단속반에 대해 상인들은 반발했다.



 이날 시범 단속 대상은 여름철 적정 실내 온도보다 높거나 출입문을 열어 놓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경우다. 단속반원들은 업주들에게 전력 수요가 많은 오후 2~5시에는 냉방기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가 이렇게까지 단속에 나선 것은 지난해보다 10도나 높은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일부 원전 가동이 중단되고 보령화력발전소에 화재까지 발생해 전력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하계 전력 수급 및 에너지 절약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우선 한 달 동안 시내 상점들을 대상으로 계도활동을 펼친다. 지식경제부 고시가 확정되는 7월부터는 출입문을 개방한 채 냉방기를 가동하는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한다. 1차 적발에는 50만원, 2차에는 100만원 등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인근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명동을 첫 번째 계도·단속 대상지로 선택한 이유는 서울의 대표 관광지이기 때문”이라며 “시민의 협조와 의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반응은 시큰둥하다.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 등 하루 평균 540만 명이 다녀가는 관광특구다. 대부분의 업체가 길가에 있는 로드숍 형태여서 문을 열어 놓고 영업을 한다. 또 매장 곳곳에 조명 등을 켜놓기 때문에 에어컨의 실내 온도를 26도로 유지하고 문까지 닫아 놓으면 사실상 체감온도는 30도를 육박한다.



 명동관광지구협의회 이동희(53) 사무국장은 “로드숍에 백화점 매장과 같은 실내 적정온도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협의회는 조만간 회의를 열고 적정 실내 온도를 22~24도 정도로 하자는 제안을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최모란·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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