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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늘아, 사진이…" 시어머니가 쓴 카톡 '깜짝'

#주부 이모(32)씨는 최근 스마트폰을 보다 깜짝 놀랐다. 시어머니가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보낸 “심심하면 놀러 오렴”이란 메시지 때문이다. 시어머니는 이씨가 카카오톡 대문에 쓴 ‘심심하다’는 글을 보고 말을 걸었다.



[이슈추적] SNS 피로감 호소하는 사람들
식은땀 나는 SNS

시어머니는 몇 주 전 스마트폰을 구입한 뒤 이씨의 카카오톡 친구가 됐다. 며칠 전엔 이씨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 나서 “이상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씨는 “시어머니가 말을 걸어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이젠 프로필 사진도 시어머니 눈치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중앙포토]
#공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박모(30)씨는 트위터 계정이 두 개다. 하나는 직장에 알려진 이른바 ‘공식 계정’이다. 또 다른 하나는 소수의 지인들만 아는 비공식 계정이다. 지난해 초 트위터에 입문할 때만 해도 계정은 하나였다. 하지만 직장 상사로부터 “요즘 일이 많이 힘든가 봐”란 말을 들은 것이 계기였다.



박씨는 직장생활 고민부터 정치적 의견 등 자신이 쓴 글들을 떠올렸다. 이를 모두 직장 상사들이 봤을 거라고 생각하니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곧바로 자신이 쓴 글 중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을 지웠다. 그러곤 몰래 새 계정을 만들어 지금껏 활동 중이다. 하지만 박씨는 비공식 계정에서도 예전만큼 속에 있는 이야기를 쓰지 못한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일상과 고민을 털어놓는 새로운 소통의 장이 됐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는 직장·시댁에 대한 불만, 정치적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SNS 활용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도 생기고 있다. 직장 상사·시어머니 등 대하기 어려운 존재와 SNS에서 만나는 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SNS 처세술’을 고민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박씨처럼 과거 글을 지우고 새 계정을 만드는 ‘이중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



계정은 유지하되 개인적 의견 표명을 자제하거나 아예 계정을 폐쇄하기도 한다. 네이버 카페 가운데 육아정보 커뮤니티로는 최대 규모인 ‘맘스홀릭 베이비’ 등에는 시어머니와의 카카오톡 대화를 고민하는 글이 40~50건 올라와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은 한국 이용자들이 SNS를 보는 시각과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숭실대 배영(정보사회학) 교수는 “SNS는 기본적으로 다수의 사람들에게 자신을 노출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비교적 폐쇄적 성격을 띤 카카오톡도 프로필 사진 등을 통해 개인의 정보가 노출되기도 한다.



배 교수는 “미국 등 해외에선 이 같은 사실을 인식하고 사적·직업적 교류 등 목적에 따라 SNS 종류를 나누고 이에 따라 정보 노출 수위도 조절한다”며 “그러나 한국에선 SNS를 개인적 감정을 표현하는 사적인 공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미디어 수용 과정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란 견해도 있다. 서울대 김홍중(사회학) 교수는 “SNS와 같은 최신 미디어는 등장하고 나서 한동안은 일상과 구분된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해방구’로 여겨져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시간이 흘러 다양한 세대가 접근하면 이런 공간도 인간관계에 따라 행동을 달리하는 오프라인처럼 변한다”고 했다. 그는 “SNS를 사적 공간으로 착각한 일반인들이 이제 그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SNS는 전달효과가 매스미디어에 못지않고 흔적도 기록돼 자기 통제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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