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16년 만에 불러볼 이름 … 아들아 … 엄마

16년의 세월이 흘러도 ‘아들을 반드시 찾겠다’는 모정(母情)은 한결같았다. 강원도 원주에 사는 홍모(46·여)씨 얘기다. 홍씨가 1996년 잃어버린 아들 박모(19)군을 16년 만에 DNA검사를 통해 찾게 됐다고 서울 용산경찰서가 24일 밝혔다.



1996년 세 살 아들 잃어버린 뒤
이혼에 암까지 걸린 어머니
경찰 도움으로 내달 극적 만남

 홍씨가 아들과 졸지에 생이별을 한 것은 96년 8월. 홍씨의 남편은 서울 이태원의 한 식당에 친구를 만나러 가며 당시 3살이었던 박군을 데려갔다. 친구와 한참 술을 마시던 박군의 아버지는 문득 아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홍씨와 남편은 박군을 찾아 이날 용산 일대를 모두 뒤졌지만 허사였다. 별거 중이었던 홍씨 부부는 이혼했다. 이때부터 홍씨의 지난한 아들 찾기가 시작됐다. 그는 2년 넘도록 이태원·한남동·보광동 일대를 샅샅이 헤집고 다녔다.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다녔다.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 경제적 어려움 탓에 아들 찾기를 계속할 수 없었던 홍씨는 다른 남성과 재혼했지만 아들을 잊을 수는 없었다. 가슴앓이를 하며 14년을 견뎌온 홍씨는 올해 초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다시 아들을 찾아 나섰다.



‘죽기 전에 아들 얼굴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홍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 3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원주경찰서를 찾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아들에 대한 실종신고가 돼 있지 않았다. 실종 당시 경황이 없어 홍씨와 남편 모두 신고를 못했던 것이다.



홍씨는 곧바로 실종신고를 했다. 한 달 뒤인 지난 4월 박군이 실종된 곳을 담당하는 용산경찰서로 사건이 이첩되면서 실마리가 잡혔다. 박군이 머물렀던 서울의 한 보육원을 찾아내 이름과 나이를 파악한 경찰은 박군이 양부모와 함께 전남 목포에 살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박군을 찾아가 DNA를 채취했다.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한 결과 친자임이 확인됐다. 지난 18일 홍씨는 경찰로부터 박군을 찾았다는 통보를 받았다. 홍씨는 “16년 동안 너무 미안하고 그리웠는데, 이혼한 뒤로는 찾을 방법도 없어 잘 살고 있기만 기도했다”면서 “경찰이 정말 찾아주리라고는 생각 못 했다”며 울먹였다고 한다.



 아들 박군도 16년 동안 홍씨 못지않게 방황했다고 한다. 졸지에 부모와 헤어진 박군은 97년 목포의 한 가정집에 입양됐다. 여느 평범한 아이들처럼 자라던 박군이었지만, 초등학교 2학년 때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학교를 빠지기 일쑤였고, 가출도 했다. 결국 양부모는 2003년 박군에 대한 친권을 포기하고 그를 전남 신안의 다른 보육원으로 돌려보냈다. 박군은 2004년 다시 입양돼 다른 양부모를 만나 살고 있다. 모자 상봉은 홍씨의 건강이 회복된 후인 다음 달께 이뤄질 전망이다. 홍씨는 지난주 암 수술을 받았다.



한영익 기자





홍씨가 16년 만에 아들 박군을 찾기까지



● 1996년 8월 이태원의 한 식당에서 박군 실종

● 97년 10월 박군, 전남 목포의 한 가정집에 입양

● 2012년 3월 홍씨, 아들 실종을 강원도 원주경찰서에 신고

● 4월 용산경찰서로 사건 이첩, 박군 있었던 보육원 찾아 DNA 채취

● 5월 국과수에서 친자 확인 후 통보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