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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천광청이 드러낸 중국의 민낯



장세정
정치·국제부문 차장




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 변호사 천광청(陳光誠·41)의 극적인 탈출 드라마가 한 달 만에 일단락됐다. 그러나 그의 미국 유학행을 계기로 중국에 ‘인권의 봄’이 왔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천광청 사건’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 적잖은 중국의 지식인과 양심 있는 네티즌은 이번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보편적 인권·법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중국의 민낯을 백일하에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와 주류 언론의 태도를 보면 달라진 것이 없다. 중국의 부족한 점을 되돌아보려는 자성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이용자가 아닌 일반 중국인에겐 사건의 진상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당 선전부의 보도지침에 따라 침묵한 언론의 직무유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천광청은 혼자만 살겠다고 나라 망신시키고 미국으로 떠나버린 돌출적인 인물로 취급당하고 있다.



 환구시보(環球時報) 후시진(胡錫進) 편집국장이 21일 신랑왕(新浪網)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주류사회의 속내가 엿보인다. “천광청은 미국에 도착한 뒤 매우 기뻐했다. 그는 미국 정부에 감사했다. 나는 그가 미국에 오래 머물며 공부하길 바란다. 조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동안 벌어진 일을 냉정하게 생각해보기 바란다.”



 “서양 쓰레기(외국인)를 청소하자”는 발언으로 최근 유명해진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 진행자 양루이(楊銳)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는 “약자를 동정하는 것이 조작을 용인하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그의 암흑 세계에 영원히 희망과 빛이 있기를 바란다”며 냉소를 퍼부었다.



 이런 싸늘한 분위기를 잘 알기 때문인 듯 19일 미국 뉴욕대학에 여장을 푼 천광청은 지친 표정이었다. 그와 처자식은 중국 밖에서 자유를 얻었다지만 중국 국내의 인권 현실은 천광청 사건을 계기로 달라진 것이 없다. 그의 탈출을 도왔던 인권운동가 궈위산(郭玉閃·35·여)은 가택연금을 당했다. 천광청 사건이 ‘제2의 천광청’을 낳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 중국의 여전한 현실이다.



 물론 중국의 인권 개선은 일회성 사건으로 단기간에 ‘대약진(大躍進)’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인권 개선을 위한 제도적 노력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경제 대국이 됐다고 국제사회에서 존경받는 나라가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중국 지도자들이 직시할 때가 됐다. 중국 스스로 외쳐온 ‘사회주의 현대화’를 위해서라도 인권이란 보편적 가치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다. 인권과 법치가 꽃피는 이웃 나라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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