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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전기요금, 이젠 ‘땜질’ 안 된다

조민근
경제부문 기자
두 달 전 한국전력공사와 자회사인 6개 발전사 간에는 유례없는 ‘배당 논란’이 벌어졌다. 예년에 한전은 발전사들이 낸 순이익의 20~30%를 배당으로 받아갔다. 그런데 올해는 한전이 이익의 70%를 요구했다. 결국 이 요구는 관철됐다.



당시 한전 관계자는 “배당금으로 적자를 일부 메우면 전기료 인상 부담이 줄어 국민들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일면 납득이 간다. 한전은 연료비가 올라가면 발전사에 그만큼 돈을 더 쳐주고 전기를 사온다. 그런데 정작 이걸 가정이나 공장에 팔 때는 제값을 못 받는다. 정부가 요금을 묶어놨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한전이 적자의 수렁에 빠진 상태에서도 발전사들이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건 이런 구조 때문이었다.



 문제는 이럴 거면 왜 굳이 발전사를 한전에서 떼놨느냐다. 발전사 분리는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따라 이뤄졌다. 당초에는 단계적으로 배전·판매 등의 기능도 나누려 했다. 전력시장에 경쟁 원리를 도입해 독점의 부작용을 줄이고, 정부가 일일이 개입해 빚어지는 실패도 막자는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이 작업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이후 중단됐다. ‘시장의 실패’를 우려하는 쪽의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그렇다고 예전으로 돌아가지도 않았다. 업계에선 “정부가 임명할 수 있는 공기업 사장 자리가 여섯 자리나 늘었는데 되돌리려 하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이런 어정쩡한 구조 속에선 경쟁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고, 반대로 통합의 장점도 취하기 어렵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이익을 많이 남겨봐야 다 거둬갈 텐데 어떤 업체가 뼈를 깎는 비용절감 노력에 나서겠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 요구에 정부는 “경영 효율화로 최대한 인상 요인을 흡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의 초점과는 다소 어긋나 있다. “인건비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 선”이라는 게 한전의 얘기다. 한전의 누적 적자, 전력소비 급증의 주요 원인은 요금 인상을 미적대고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해온 ‘정부의 실패’에 있다. 결국 이를 어떻게 교정하느냐가 핵심이다.



 20일 일본 정부는 내후년부터 가정용 전력 판매 시장을 완전히 자유화해 소비자가 전력회사를 골라 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중지로 생긴 전력난과 요금 인상 압력을 경쟁을 통해 누그러뜨려 보겠다는 의도다. 일본의 시도가 성공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공기업에 무작정 경영 효율화를 요구하는 것보다는 그럴 유인책과 시스템을 갖추는 게 정공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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