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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70% 장애인 … 넥슨컴즈의 도전

김정주 넥슨 창업자
이세희(27·여)씨는 뇌병변 장애3급 장애인이다. 걸음걸이가 흩어지고 말은 다소 어눌하지만, 대학에서 정보사회학을 전공한 뒤 KOTRA와 여러 중소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하며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취업의 벽은 두터워 면접 기회조차 잡기 어려웠다. 그런 그가 최근 정규직 입사의 꿈을 이뤘다.



지난해 창업 … 올해부터 흑자 목표

 그는 게임업체 넥슨의 자회사인 넥슨커뮤니케이션즈(이하 넥슨컴즈)에서 올 2월부터 근무 중이다. 오는 11월까지 근무한 뒤 큰 문제가 없을 때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이씨는 “안정된 직장을 가졌다는 게 너무 큰 기쁨”이라며 “지금 맡은 일을 완벽하게 익혀서 더 중요한 업무를 맡고 싶다”고 말했다.



중증 장애를 안고 있으면서도 넥슨커뮤니케이션즈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직원들이 밝게 웃고 있다. 앞줄 왼쪽 앉아 있는 사람부터 시계 방향으로 매월 꼬박꼬박 적금을 붓는 신동지(31)씨, 한 손으로 300타의 타자 실력을 자랑하는 권동민(23)씨, 비장애인으로서 지원팀 소속인 임주현(34) 팀장, 빨리 일을 배워 업무 영역을 넓히고 싶다는 이세희(27)씨, 최근 가정을 일군 김형(28)씨. [사진 넥슨커뮤니케이션즈]
 이씨가 몸담고 있는 넥슨컴즈는 전 직원의 67.5%가 장애인이다. 지난해 10월 부산에 세워졌다. 주요 업무는 모회사인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다양한 게임의 운영 지원과 모니터링 등이다. 게임 게시판에 욕설이나 음란물이 올라올 경우 이를 차단하는 게 이 회사 직원들의 일이다. 현재 넥슨컴즈의 직원은 40명. 이 중 27명이 장애인이다. 중증 장애인도 20명이나 된다. 주력 사업부서인 운영팀에 몸이 불편하지 않은 직원은 한 명뿐이다. 회사는 ‘퍼주는 복지가 아닌 자립하는 복지’를 지론으로 하는 김정주(44) 넥슨 창업자의 뜻에 따라 세워졌다.



 직원들은 비슷한 업무를 하는 또 다른 자회사(넥슨네트웍스)와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 업무 생산성도 정상인과 비슷하다. 올해 매출 목표는 25억원가량.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수치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의 김종현(39) 본부장은 “복지사업이 아니라 제대로 된 하나의 기업으로 넥슨컴즈를 키우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장애가 있더라도 지식 서비스, 정보기술(IT) 산업에서도 근무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회사는 장애인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 이달 11일 찾은 부산시 해운대구의 넥슨컴즈 사무실은 철저히 장애인 직원을 고려한 흔적이 역력했다. 사무실 내 문은 모두 자동문이고 전체 동선을 따라 손잡이 역할을 해줄 핸드레일이 깔려 있다. 문턱도 없었다. 장애인 전용 화장실과 샤워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었다. 이 회사 이경준(34) 본부장은 “일반인 사무실을 꾸미는 것보다 2~3배가량 비용이 들었지만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런 점들을 인정받아 넥슨컴즈는 지난달 부산시로부터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았다.



 직원들 출퇴근 중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직원 본인과 보호자를 위한 상해보험까지 회사가 부담하고 있다. 덕분에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이곳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



고교 때 오른손을 잃은 권동민(23)씨는 한 손으로 한글 300타를 치는 실력으로 게시판을 살핀다. 군 제대 후 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겪게 된 신동지(31)씨도 한 달에 80만원씩 저축하며 미래를 설계 중이다. 지체장애2급인 김형(28)씨는 최근 사랑을 키워온 연인과 가정을 이뤘다. 어려운 점이 있다면 유저들의 욕설이다. 비속어를 사용하는 유저의 글을 지우거나 할 때면 욕설이 날아오기도 한다. 신씨는 “그래도 모두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이수기 기자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장애인 고용 의무 사업주가 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자회사가 고용한 장애인을 모회사의 장애인 고용률 산정 때 인정해주는 제도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장애인 근로자 수 10명 이상 ▶상시 근로자의 30% 이상 장애인 ▶그중 50% 이상은 중증 장애인일 것 등 다양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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