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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지방 국물지도의 한 축, 장어탕

한국 사람들은 추우면 몸을 데우기 위해 국물을 찾고, 한여름 더위에도 몸을 보신한다는 이유로 삼계탕이나 보신탕과 같은 국물 음식으로 더위를 이기곤 한다. 한국인에게 국물은 중요하고 친숙하다. 이를 맛집과 연계해 전국의 대표 맛을 집계하다 보면 결국 ‘대한민국 국물지도’로 귀결되곤 한다. 여수를 비롯한 남쪽 지방 ‘국물지도’의 한 축이 ‘장어탕’이다.

민물장어인 뱀장어보다도 훨씬 통통하고 미끄덩거리는 바닷장어로 끓인 국물을 연상하면 결코 호감 가는 음식은 아니다. 하지만 장어 전문점의 탕을 일단 맛보기만 하면 징그럽기만 하던 장어의 외형은 잠시 잊게 된다.여수 ‘7공주식당’의 장어탕을 개인적으로는 장어 육개장이라고 부르고 싶다. ‘하얀 국물’과 ‘빨간 국물’로 색깔 논쟁이 거셌던 라면시장에 누군가 ‘7공주식 장어탕 국물’을 수프로 만들었다면 단숨에 시장을 압도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했었다.

맵고 얼큰한 국물 속엔 부드러운 장어 외에도 양배추, 숙주 등 채소가 듬뿍 들어 있다. 느끼할 것 같은 장어의 선입견을 싹 날려버리는 맛이다. 한 그릇 다 비우면 다음 한 끼 정도는 건너뛰어도 될 만큼 든든한 느낌인 것이다. 바다 생선의 보고(寶庫)나 다름없는 교동시장이이 지척에 있기에 식사 전후 재래시장 눈요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이에 반해 시골 된장과 우거지로 장어탕을 끓여내는 ‘자매식당’이 있다. 장어 등뼈를 24시간 푹 곤 국물에 된장과 우거지, 그리고 산 장어를 큼직하게 토막내 끓인 ‘통장어탕’의 장어 살은 입안에 들어가자마자 스르르 무너져내린다. 눈을 가리고 ‘에그푸딩’ ‘푸아그라 소테’, 그리고 ‘통장어탕 장어살’을 먹은 뒤 최고의 부드러움을 꼽으라고 한다면, 우위 선별이 무척 어려울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까지 드는 것이다.

통장어탕은 여수 인근 섬 지역에서 유래된 음식으로 토속적이면서 구수한 장맛이 특징이다. 이는 뚝배기로 나오는데, 끓으면 일단 장어 한 토막을 개인그릇에 덜어 국자로 으깬 뒤 밥과 함께 먹는다. 이때 빠지지 않는 명물 반찬이 ‘멍게젓갈’과 ‘여수갓김치’다.
이 두 곳 모두 소금과 고추장양념의 장어구이도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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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