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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아침 햇살

길입니다.
큰물이 한번 들고 나면 걷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던 둑길이나 나무 다리가 뒤집어지고 부러집니다.
사람 발길이 뜸해지면서 잊힙니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이 풀, 나무들이 길을 덮어버립니다. 원래 그러했다는 것처럼.
오늘은 일부러 찾았습니다. 그리 오래 걷지 않아도 큰 숲에 들어간 듯 푸근한 느낌이 좋았습니다.
걸음마다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을 털어내고, 예기치 않은 작은 물웅덩이에도 더러 빠져가며,
가끔 스치는 싱그러운 섬진강 바람에도 젖어가며 걸었습니다.
어둑한 대나무 숲은 으스스한 마음으로 지나쳤고,
강물 위를 저공 비행하는 백로 떼를 보고는 탄성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문명의 발 자동차에서 내려 나의 두 발로 걸은 지 불과 30분도 지나지 않아 마주쳤던 순간들입니다.
소중한 것들이 참으로 가까이 있었습니다.
놀며 쉬며 걷다가 이제 막 숲의 틈을 뚫고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보고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햇빛도, 바람도 모두 따뜻한 날입니다.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 깊은 물’ ‘월간중앙’ 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중정다원’을 운영하며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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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