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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노 전 대통령을 아주 나쁜 쪽으로 이용한 세력 있다”

노건평씨가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5일 경남 창원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노건평씨 측근 계좌에서 200억원대의 ‘뭉칫돈’이 입출금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자금의 성격과 출처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베일에 싸인 노씨 ‘자금관리인’의 정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 특수부는 18일 기자 브리핑에서 “아직까지 자금흐름 파악이 끝나지 않았다”며 출처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일단 의심되는 건 박연차(67) 태광실업 회장 쪽이다. 박 회장은 노씨와 ‘30년 지기’라고 말할 정도로 가깝다. 대검 중수부의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수사 과정에서는 노씨가 2005년 4월 김해갑 국회의원 재·보선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한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에게 박 회장의 돈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번 수사에서 노씨가 운영한 KEP에 40%의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난 박 회장의 최측근인 정승영(62) 전 정산개발 사장은 2007년 6월 말 박 회장의 지시로 청와대에서 정상문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100만 달러가 든 가방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었다. 검찰이 이날 뭉칫돈의 입출금 시기가 2004~2008년이라고 밝힌 것도 박 회장 개입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인 ‘386정치인’ 등에게 정치자금을 준 시기와도 일부 겹친다.

 노씨가 지인들과 짜고 챙긴 비자금일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돈의 성격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을 이용한 나쁜 사람들 때문에 생긴 일이다. 노 전 대통령을 아주 나쁜 쪽으로 이용한 세력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뭉칫돈’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그 가족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뭉칫돈은 수백억원에 달한다. “촌로”라고 불리던 노씨가 혼자서 모으기는 쉽지 않다. 노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돈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노 전 대통령 재임기간에 돈이 입출금되다가 퇴임 직후인 2008년 5월 정체된 것도 이같은 의심을 뒷받침한다.

 검찰은 일단 수백억원대 돈의 흐름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통보되지 않은 경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기관은 동일인 명의로 이뤄지는 거액의 현금거래에 대해서는 FIU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2006~2007년에는 하루 5000만원, 2008~2009년에는 3000만원, 2010년부터는 2000만원 이상으로 규정이 엄격해졌다.

 ◆노건평씨가 실소유한 ㈜KEP 주목=이번 수사과정에서 노씨는 자신이 실소유주인 KEP를 이용해 돈을 챙긴 걸로 드러났다. 노씨는 KEP 명의로 2006년 1월 태광실업 소유의 김해시 진영읍 소재 땅 5000㎡를 5억7000만원에 사들여 복토하고 용도 변경해 공장건물을 지은 뒤 2007년 5월 33억원에 되팔았다. 이 차액 가운데 14억여원을 횡령했다.

  검찰 관계자는 “노씨가 바지사장을 내세워 실질적으로 소유한,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계좌 추적을 통해 2003~2008년 사이에 수십억원의 돈이 수차례 KEP 법인계좌에서 건평씨 계좌로 이체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동구 방촌동에 있는 KEP는 전기안전·절전기 관련 회사다. 2005년 7월 자본금 2억원으로 정 전 사장이 40%(8000만원), 그의 김해 고향 후배인 이모씨 형제가 60%(1억2000만원)를 댔다. 이후 정 전 사장과 이씨 형제가 1억원씩을 더 투자했다. 하지만 현재 자본금이 모두 잠식된 것은 물론 3억원의 채무까지 있어 채권회사로부터 자산동결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사장이 KEP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1억8000만원이 노씨의 ‘자금관리인’에게서 나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이 ‘자금관리인’은 노씨와 이전부터 여러 차례 돈 거래를 해온 사람으로 알려졌다.

이동현 기자, 창원=황선윤·위성욱 기자


노건평씨 비리수사 일지

▶2011년 하반기 K중공업 대표의 횡령 혐의 등 수사

▶2012년 초   K업체와 관련 있는 S해양산업 공유수면 매립허가 의혹 수사
          노씨, 통영시 장평지구(17만9000㎡) 공유수면 매립허가 과정 개입 혐의 포착

▶3월 21일    노씨 매립허가 과정 개입해 사돈 명의로 지분 9억4000만원 받아/수사 내용 언론 보도
          검찰, 총선 이후 소환하겠다고 입장 밝혀

▶5월 15일    검찰, 노씨 1차 소환조사. 매립 과정 개입해 받은 9억4000만원 중 수표 3억원 용처 확인(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취득세 1억원 사용). 실소유 의심받는 KEP 통해 부동산 거래, 차액 33억원 중 회사 돈 9억원 횡령 확인

▶17일      검찰, 노씨 2차 소환조사. 회사 돈 추가 횡령(총 14억여원)과 개인 사용 8억원 용처 확인

▶18일      검찰, 노씨 자금관리인 추정 계좌에서 뭉칫돈 확인 언급. 수백억원 규모

▶24~25일(늦어도 29일) 검찰, 노씨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 기소 예정. 기소 후 뭉칫돈 자금 흐름 확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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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