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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슈밋 구글 회장 “컴퓨터·휴대전화 꺼라. 그러면 주위에 사람들이 보일 것이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
“컴퓨터를 꺼라. 휴대전화도 꺼라. 그러면 주위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첫발을 떼는 손자·손녀의 손을 잡아주는 것보다 더 소중한 순간은 없다.”

 누가 이런 말을 했을까. 구글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인 에릭 슈밋이다. 2009년 봄 펜실베이니아대 졸업 축사에서 한 말이다. 현대 생활에 유용한 디지털 네트워크를 차단하라는 뜻이 아니다.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결코 얻을 수 없는 경험이 있으며, 그런 경험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확산되면서 요즘 해외에서 떠오르고 있는 용어들이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 ‘디지털 다이어트’(Digital Diet) ‘언플러깅’(Unplugging)이라는 말이다.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균형’의 지혜를 강조하며 디지털 디톡스의 필요성을 진지하게 논의한 책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윌리엄 파워스가 쓴 『속도에서 깊이로』(원제 『Hamlet’s BlackBerry』)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스마트폰이 ‘가족이 사라지는 마법’을 부리고 있다고 말한다. 디지털이 가져다주는 마법으로 현대인들은 항시 연결될 수 있게 됐지만 그 관계의 질이 더 좋아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관계의 질을 따지기 위해 그가 사용하는 개념이 ‘깊이’(depth)다. 그가 말하는 깊이는 우리가 생활을 경험하며 얻게 되는 것들, 즉 배우고 느끼고 이해하는 것들의 질(퀄리티)을 뜻한다. 수시로 쏟아지는 e-메일과 메시지를 체크하고 SNS에 몰두하며 가족에게 소홀하게 되고, 천천히 느끼며 생각할 기회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 의식에서 출발해 그가 직접 택한 해결책이 바로 ‘디지털 디톡스’. 가족들과 더 친밀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에는 인터넷과의 접속을 끊는 강력한 처방을 썼다. 이른바 ‘인터넷 안식일’이다. 그는 “휴대전화는 내 행복의 원천이다. 디지털이 나쁜 게 아니다. 문제는 균형의 상실이다”고 말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원제 『The Shallows』, 니컬러스 카 지음)은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경고를 담은 책이다. 유명 IT 저널리스트 출신인 저자는 지난 20년간 인터넷에 푹 빠져 살아오다가 2007년 자신이 한 가지 일에 몇 분 이상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훑어보고, 키워드를 찾아내고, 대강 읽는 습관으로 ‘스스로 깊이 아는 능력’을 잃고 있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기술의 유혹은 거부하기 어렵다. 인스턴트 정보시대에 속도와 효율성이 주는 이득에 대해서는 논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사색과 명상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잘 정제된 생각과 감정이 잠식되고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UCLA 신경과학 및 인간행동연구소 소장인 개리 스몰은 저서 『아이브레인(iBrain)』에서 “현대인의 대인관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어릴 때부터 테크놀로지 환경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는 대인관계 신경회로가 거의 활성화되지 않고 발달돼 있지 않다는 것. 그는 “디지털 자극을 중화하기 위해 오프라인 방식으로 뇌를 훈련시켜야 한다. 테크놀로지 사용시간을 줄이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MIT대 셔릴 터클 교수가 쓴 『얼론 투게더』(원제 『Alone Together』, 국내 미출간)도 비슷한 맥락이다. 디지털 기기와 인간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터클 교수는 “갈수록 사람들은 얼굴을 맞대지 않고 접촉하고 있다. 실제 관계가 아닌 ‘시뮬레이션(모의 관계)’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저자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런데 실제로 디지털 기기에 매달려 살면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불만과 소외감을 느낀다. 요즘 사람들은 기계에 더 밀착했을 뿐이지 사람들 관계가 더 가까워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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